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위고비 등 'GLP-1' 약물 중단 후 체중 유지 가능한가?

장선희 기자
위고비
[사진=제미나이 생성 이미지]

-美 실사용 데이터 분석에서 일부 환자 ‘지속 효과’ 확인

위고비와 젭바운드 등 획기적인 체중 감량 효과를 보이는 GLP-1 계열 약물을 중단하더라도, 우려와 달리 많은 환자가 감량된 몸무게를 유지하거나 오히려 더 감량했다는 분석 결과가 나왔다.

이는 "약을 끊으면 곧바로 요요 현상이 온다"는 제약사의 기존 임상 결과와 상반되는 데이터여서 의학계의 이목이 쏠리고 있다.

▲ "환자 다수, 약물 중단 18개월 후에도 체중 유지"

22일(현지 시각) 로이터 통신에 따르면 미국 데이터 분석 기업 ‘엔퍼런스(nference)’ 연구진이 미국의 대형 대학 병원 네트워크에서 치료받은 수천 명의 환자 데이터를 분석한 결과, 세마글루타이드(오젬픽, 위고비) 또는 티르제파타이드(마운자로, 젭바운드) 처방을 중단한 환자 상당수가 18개월 후에도 체중을 유지하거나 추가 감량에 성공한 것으로 나타났다.

엔퍼런스의 최고과학책임자(CSO) 벤키 사운다라라잔은 로이터 통신과의 인터뷰에서 "이번 리얼월드 증거는 약물 중단 후 요요 위험이 아예 없다는 뜻이 아니라, 일상적인 관리 하에서 체중 유지가 충분히 가능하다는 점을 시사한다"라고 밝혔다.

▲ 제약사 "만성 질환이기에 평생 복용" vs 연구진 "개별 맞춤형 접근 가능"

이번 데이터는 노보 노디스크(Novo Nordisk)와 일라이 릴리(Eli Lilly)가 그간 강조해온 ‘비만은 장기 치료가 필요한 만성 질환’이라는 입장과 대조를 이룬다.

노보 노디스크의 2022년 연구에 따르면, 약물 중단 1년 후 환자들은 평균적으로 감량치의 3분의 2를 다시 회복한 것으로 나타난 바 있다.

하지만 연구진은 이번 결과를 바탕으로 비만 치료를 '예측 가능한 질병 관리' 모델로 전환할 수 있다고 주장한다.

즉, 누가 안전하게 투약을 중단할 수 있는지, 누가 간헐적 치료가 필요한지, 혹은 누가 대사적 이득을 위해 평생 복용해야 하는지를 선별할 수 있는 길이 열렸다는 분석이다.

위고비 이미지

[사진=제미나이 생성 이미지]

 

 

▲ 운동 상담 유무가 성공의 핵심… "행동 변화가 지속성 결정"

연구 결과에 따르면, 마지막 약물 처방 이후 운동 상담을 받은 환자는 그렇지 않은 환자보다 체중 유지 확률이 약 2배 더 높았다.

전 미국 식품의약국(FDA) 국장 데이비드 케슬러 박사는 "지속적인 체중 감량을 만드는 것은 약 자체가 아니라, 약을 복용하는 동안 식습관을 어떻게 조정하느냐에 달려 있다"며 행동 변화의 중요성을 강조했다.

반면 엔퍼런스 연구팀은 약물이 중단된 이후에도 신체의 에너지 균형이나 식욕 조절 시스템에 긍정적인 변화를 유도했을 가능성도 제기하고 있다.

▲ 수치로 본 중단 후 경과… "6개월 시점에서 체중 안정화"

연구진이 AI를 활용해 13만 5천 명 이상의 임상 데이터를 분석한 상세 수치는 다음과 같다.

젭바운드 등 티르제파타이드 사용자는 중단 6개월 후 약 36%가 체중을 유지했고, 36%는 추가로 감량했다.
다시 체중이 늘어난 비율은 28%에 그쳤다.

위고비 등 세마글루타이드 사용자는 중단 6개월 후 약 32%가 유지, 35%가 추가 감량에 성공했다. 체중이 다시 증가한 비율은 약 33%였다.

연구진은 중단 6개월 시점의 체중 변화 중앙값이 0%라는 점에 주목하며, 전형적인 환자들은 이 시점에서 체중이 안정화되는 경향을 보인다고 덧붙였다.

▲ 연구의 한계와 향후 과제

이번 연구는 통제된 임상 시험(RCT)이 아닌 관찰 연구라는 점에서 한계가 있다.

환자의 기저 질환, 구체적인 투약 용량, 생활 습관 등이 완벽하게 통제되지 않았기 때문이다.

현재 이 데이터는 동료 검토(Peer review)를 앞두고 있다.

하버드 의대의 마이클 깁슨 박사는 "이번 분석은 비만 치료제가 모든 사람에게 평생 처방일 필요는 없다는 희망을 준다"며 "앞으로 어떤 환자가 약물 없이도 성공적으로 체중을 유지할 수 있을지 더 정확히 식별하는 연구가 필요하다"라고 전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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