우리나라 45세 이상 장년층 및 노인층의 약물 복용 실태에 빨간불이 켜졌다. 환자 4명 중 1명은 5개 이상의 약을 만성적으로 처방받고 있으며, 10개 이상의 약을 복용하는 이들도 급격히 늘고 있는 것으로 나타났다.
■ '5~9개 약물' 만성 처방 26%... 여성 환자가 더 높아
16일 건강보험심사평가원이 보건복지부에 제출한 '보건의료 질' 통계에 따르면, 2024년 기준 45세 이상 환자 중 5~9개의 약제를 만성 처방받은 비율은 26.0%로 집계됐다.
여기서 '만성 처방'은 연간 90일 이상 또는 4회 이상 처방받은 경우를 의미하며, 일시적인 항생제나 피부과 약제는 제외된 수치다. 이 비율은 2020년 23.5%를 기록한 이후 매년 꾸준히 상승해 이제는 네 명 중 한 명꼴에 이르렀다. 성별로는 여성 환자(26.6%)가 남성 환(25.4%)보다 다소 높은 비중을 차지했다.
■ '10개 이상' 복용하는 고위험군도 18% 육박
더욱 심각한 것은 10개 이상의 서로 다른 약물을 만성 처방받는 고위험군 환자의 비율이다. 2021년 13.9%였던 이 비율은 매년 가파르게 상승하여 2024년에는 17.6%까지 치솟았다.
국민건강보험공단 자료에 따르면 고혈압, 당뇨병 등 만성질환을 앓으며 10종 이상의 약을 60일 이상 복용하는 환자는 작년 6월 기준 약 171만 명에 달한다. 이는 2020년 대비 무려 52.5%나 증가한 수치다.
■ OECD 평균 웃도는 '다제병용'... 고령화가 주요 원인
이처럼 다제약물 복용자가 급증하는 배경에는 급격한 고령화가 있다. 노인 인구가 늘면서 여러 만성질환을 동시에 앓는 환자가 많아졌기 때문이다.
실제로 경제협력개발기구(OECD) 통계에 따르면, 우리나라 75세 이상 환자의 다제병용 처방률은 64.2%(2021년 기준)로, OECD 평균인 50.1%를 크게 웃돌며 최상위권에 머물고 있다.
■ "약물 상호작용에 따른 부작용 위험 커" 관리 필요
보건당국은 여러 약물을 동시에 복용할 경우 발생할 수 있는 건강 위해성에 대해 우려를 표하고 있다.
심사평가원 관계자는 "한 환자가 너무 많은 종류의 약물을 동시에 복용하면 약물 간 상호작용으로 인한 이상 반응이나 복용 순응도 저하 등 부작용 위험이 커질 수밖에 없다"며 "불필요한 중복 처방을 줄이고 체계적인 약물 관리가 이루어질 수 있도록 정책적 노력이 필요하다"고 강조했다.
[용어 설명]다제병용 처방률: 5개 이상의 약물을 90일 이상 혹은 4회 이상 처방받은 환자의 비율.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