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삼성바이오로직스 노사 갈등 장기화, 글로벌 의약품 공급망 및 환자 안전 '적신호'

의약일보 기자
삼성바이오로직스 노사 갈등 장기화, 글로벌 의약품 공급망 및 환자 안전 '적신호'
©연합뉴스

 

국내 최대 바이오 의약품 위탁생산(CMO) 기업인 삼성바이오로직스의 노사 갈등이 장기화되면서 환자들의 치료제 수급 및 품질 관리에 대한 우려가 커지고 있다. 창사 이래 첫 전면 파업에 이어 진행 중인 준법 투쟁은 단순한 경영 손실을 넘어 글로벌 제약 시장에서의 신뢰도 저하와 직결되는 중대한 사안이다. 생명과 직결된 바이오 의약품의 특성상 생산 공정의 안정성 확보와 적기 공급 체계 유지가 시급한 과제로 부상하고 있다.

생산 공정 차질에 따른 바이오 의약품 품질 및 수급 불안

삼성바이오로직스 노동조합이 임금 및 단체협약(임단협) 결렬에 따라 전면 파업과 준법 투쟁을 이어가면서 바이오 의약품 생산 현장의 긴장감이 고조되고 있다. 노조는 지난달 부분 파업을 시작으로 이달 초 약 2,800여 명이 참여하는 전면 파업을 단행했으며, 현재는 연장 및 휴일 근무를 거부하는 방식의 준법 투쟁을 지속하고 있다. 사측은 이번 쟁의행위로 인한 손실액을 약 1,500억 원 규모로 추산하고 있으나, 더 큰 문제는 생산 공정의 연속성 훼손에 따른 품질 저하 우려다.

바이오 의약품은 살아있는 세포를 배양하여 제조하기 때문에 생산 공정이 매우 정밀하고 민감하다. 세포 배양부터 정제, 충전 및 마감에 이르는 전 과정에서 엄격한 환경 제어와 실시간 모니터링이 필수적이다. 인력 공백이나 작업 지연으로 인해 공정 흐름이 끊길 경우, 배양 중인 세포의 활성도가 떨어지거나 오염 위험이 증가하는 등 제품의 유효성과 안전성에 치명적인 영향을 미칠 수 있다. 특히 바이오 의약품은 화학 합성 의약품과 달리 미세한 환경 변화에도 물질의 특성이 변할 수 있어 고도의 숙련된 인력에 의한 안정적인 운영이 담보되어야 한다.

현재 노조 측은 1인당 격려금 3,000만 원 지급, 평균 14%의 임금 인상, 영업이익의 20% 성과급 배분 등을 요구하고 있는 반면, 사측은 6.2% 인상안을 고수하며 평행선을 달리고 있다. 이러한 노사 간의 간극이 좁혀지지 않아 준법 투쟁이 장기화될 경우, 생산 스케줄 지연은 불가피하다. 이는 결과적으로 해당 의약품을 기다리는 전 세계 환자들에게 적시에 치료제가 공급되지 못하는 사태로 이어질 수 있다는 점에서 단순한 노사 갈등 이상의 보건학적 위험 요소를 내포하고 있다.

글로벌 CMO 신뢰도 하락과 환자 안전의 상관관계

전문가들은 삼성바이오로직스의 파업 사태가 한국 바이오 산업 전체의 대외 신인도에 미칠 파장을 경고하고 있다. 강승훈 인하대 바이오제약공학과 교수는 삼성바이오로직스가 다국적 제약사로부터 위탁을 받아 생산하는 제품들이 생명과 직결된 의약품이라는 점을 강조했다. 어떤 이유에서든 공정이 멈추거나 지연되면 품질에 중대한 영향을 미칠 수 있으며, 환자가 적기에 의약품을 공급받지 못하는 상황은 기업의 신뢰도를 근본적으로 흔들 수 있는 사안이다.

글로벌 제약사들이 삼성바이오로직스에 생산을 맡기는 핵심 이유는 한국의 우수한 제조 역량과 철저한 납기 준수, 그리고 안정적인 품질 관리 능력에 있다. 파업으로 인한 생산 차질은 이러한 '삼성'과 '한국 바이오' 브랜드에 대한 신뢰를 저하시키는 요인이 된다. 한 번 실추된 신뢰는 향후 신규 수주 계약이나 기존 계약 연장에 부정적인 영향을 미치며, 이는 장기적으로 국내 바이오 생태계의 위축을 초래할 수 있다. 특히 바이오 의약품은 대체 약물을 찾기 어려운 경우가 많아 공급망 불안은 곧 환자의 건강권 침해로 이어진다.

한편, 이러한 노사 갈등의 확산은 바이오 업계뿐만 아니라 IT 및 게임 산업 전반으로 번지는 양상이다. 카카오 노조 역시 성과 보상 체계를 둘러싼 갈등으로 단체행동을 예고하고 있으며, 노동위원회 조정이 결렬될 경우 파업 찬반 투표 등 본격적인 쟁의행위에 돌입할 것으로 보인다. 게임업계는 상대적으로 조용한 분위기를 유지하고 있으나, AI 도입에 따른 고용 불안과 일부 자회사의 파업 전례 등으로 인해 잠재적 갈등의 불씨는 여전하다. 산업계 전반의 노사 갈등이 심화되는 가운데, 특히 국민 건강과 직결된 바이오 분야에서는 환자 안전을 최우선으로 하는 노사 양측의 대승적 합의가 절실한 시점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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