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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담배 안 피워도 위험"… 만성폐쇄성폐질환(COPD), 기대수명 최대 7.1년 단축

이호신 기자 기자
폐 질환
폐 질환

흡연 여부와 상관없이 만성 폐쇄성 폐질환(COPD)을 앓고 있다면 기대수명이 크게 단축되며, 질환이 심각할 경우 수명이 최대 7.1년까지 줄어들 수 있다는 충격적인 연구 결과가 나왔다. 특히 담배를 전혀 피우지 않는 비흡연자에게서도 이 같은 수명 단축 경향이 유사하게 나타나 공중보건에 비상이 걸렸다.

미국 버밍엄 앨라배마대(UAB) 수리아 바트 박사팀은 미국 일반 인구 기반 코호트에 등록된 17~98세 성인 4만5886명을 대상으로 평균 15.2년간 폐 기능 검사 결과와 사망 자료를 추적 관찰한 결과, 이 같은 연관성을 확인했다고 18일 밝혔다. 이번 연구 결과는 미국의사협회(JAMA)가 발행하는 국제 학술지 'JAMA 내과학(JAMA Internal Medicine)'에 게재됐다.

세계보건기구(WHO)에 따르면 COPD는 전 세계 사망 원인 4위에 해당하는 치명적인 질환으로, 2021년 한 해에만 350만 명의 목숨을 앗아갔다. 최근 평생 담배를 피우지 않은 비흡연 환자가 급증하고 있으나, 이들의 구체적인 기대수명 감소 규모가 대규모 추적 조사를 통해 규명된 것은 이번이 처음이다.

연구팀이 만성 폐쇄성 폐질환 국제기구(GOLD) 분류 기준에 따라 중증도별 기대수명을 분석한 결과, 65세 기준 COPD가 없는 사람의 평균 기대수명은 21.5년이었다. 반면 COPD 환자는 초기인 1단계에서 20.0년, 2단계 16.4년, 3단계 13.1년으로 줄었으며, 최중증인 4단계에 이르면 10.7년으로 급감했다. 이를 수명 손실 연수로 환산하면 1단계는 0.71년, 2단계 2.58년, 3단계 5.07년, 4단계는 무려 7.12년에 달한다.

특히 중등도(2단계) 이상 COPD 환자의 기대수명 감소 폭은 대표적인 만성 질환인 고혈압(2.7년)이나 당뇨병(4.1년)은 물론, 흡연 자체로 인한 수명 단축(5.5년)과 비교해도 비슷하거나 더 큰 수준으로 조사됐다.

주목할 점은 흡연 경험이 전혀 없는 비흡연자도 COPD에 걸리면 수명 단축 피해가 고스란히 나타났다는 것이다. COPD 질환 전체에 따른 평균 기대수명 손실 연수는 비흡연자가 2.02년으로, 과거 흡연자(1.90년)나 현재 흡연자(1.93년)와 큰 차이를 보이지 않았다.

연구팀은 COPD가 말기 단계에서는 호흡부전으로 사망을 유발하지만, 초기 단계에서도 심혈관질환이나 폐암 발병 위험을 크게 높여 조기 사망의 직접적인 원인이 될 수 있다고 경고했다.

바트 박사는 "이번 연구는 증상이 비교적 가벼운 경증 COPD 환자 역시 기대수명이 상당히 단축될 수 있음을 객관적으로 보여준다"며 "COPD는 이제 고령 흡연자 전유물의 질환이 아니며, 비흡연자를 포함한 전 인구적 차원에서 예방과 조기 진단이 필요한 중대한 공중보건 문제"라고 강조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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