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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유재국 고려대학교병원 신경과학교실 임상교수 |
교육과학기술부가 의전원과 의대학제 중 선택을 대학 자율에 맡기는 쪽을 고려하고 있다고 한다. 이에 따라 의전원을 폐지하거나 전면 재검토할 뜻을 밝히고 나선 대학이 상당수 있다.
분명 나름의 이유가 있다. 그동안 학교별로 양제도의 병행을 시행한 학교들에서는 의전원생과 의대생의 학력성취도를 비롯한 수련기간의 변화양상에 대하여 수년간 비교를 하고 분석을 해왔다.
동일한 강의와 실습을 하는데 등록금이 다르고 학위성취의 형태가 다른 점에서 병행을 선택한 학교들의 고민도 이해되어야 할 부분이다.
상당수 대학의 성적분포 곡선을 보면 평균점은 유사하고 표준편차가 의대생에서 더 크게 나는 점 외에는 큰 학력의 차이는 없었다는 보고가 있었다.
졸업 후 진로에 대한 설문조사결과와 실제 진학형태를 보면 졸업학년의 경우 학부생과 의전원생이 크게 다르지 않다는 점도 의전원의 설립취지(학부전공 연계, 심층연구 및 의학자양성)를 무색하게 하는 점이 될 수 있다.
그러나 한순간 전면 의대 체제로 되돌리자는 정책의 무계획성이 안타깝다.
지금까지 수년간 진행되어온 의전원을 다시 전면 중단하게 될 때 진학에 있어 당장 의전원 진학을 준비하는 수험생이나 재학생들에게 닥칠 혼선이 눈에 선하다.
정부는 물론 대학들은 혼란과 피해를 최대한 숙고해야 한다.
의전원은 다양한 학문 전공자들에게 전문교육을해 우수 의료인력을 양성하자는 좋은 취지에서 도입됐다.
그럼에도 8년이라는 긴 기간과 학비 부담 탓에 대학들이 꺼려온 게 사실이다.
결과적으로 현 입시체제상에서 입학성적으로 좌우되는 의대 진입 장벽을 낮추는 효과가 있긴 했다.
그러나 교육기간과 진학준비기간의 연장으로 새로운 경제적인 장벽이 세워진 측면도 무시할 수 없다.
학부생들이 의전원 준비를 위한 사교육으로 쏠리는 부작용도 부인할 수 없다.
또한, 함께 기획·예정된 치의학전문대학원(치전원), 한의학 전문대학원(한전원), 약학전문대학원(약전원)까지 합쳐지게 되면 이공학계에 대한 무관심이 더 가속화돼 황폐화를 초래할 우려가 적지 않다.
정부 방침에 대학들이 기다렸다는 듯 줄줄이 폐지 뜻을 밝힌 것은 바로 이 같은 문제점을 방증한다 하겠다.
그럼에도, 이미 의전원 시스템으로의 전환율이 입학정원의 50%가 넘고 서울대를 비롯한 12개 대학에선 의대와 의전원을 절반씩 병행하고 있는 형편이다.
정부의 급작스러운 의전원 궤도수정은 나름의 적절한 근거가 있으나 이와 같은 결과는 과거 반박 가운데 의전원을 만들어 추진했던 비난을 면하기 어려울 것으로 보인다.
그러나 이미 제도가 만들어진 상황에서 여전히 의전원 진학 희망자가 적지 않고 전문 의료인을 꿈꾸며 재학 중인 인원이 숱한 현실이다.
당장 피해를 보게 된 학생들을 위해 실효성 있는 유예기간을 우선 두어야 할 것이다.
10년을 두고 보아도 짧다고 할 수 있는 교육의 기획을 단시간에 전면 재조정 하는 것은 위험한 접근이다.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