호르무즈 해협 봉쇄 장기화로 중동 산유국들의 에너지 수급 불안감이 고조되면서 한국의 석유 비축기지 활용에 대한 관심이 높아지고 있습니다. 이에 따라 우리 정부와 산유국 간의 협의 요청이 잇따르고 있습니다.
호르무즈 해협 봉쇄 사태가 40일을 넘기며 장기화되자 중동 산유국들이 한국의 석유 비축기지 활용을 위한 접촉을 늘리고 있습니다. 양기욱 산업통상부 산업자원안보실장은 4월 14일 정부세종청사 브리핑에서 "우리나라 석유 비축기지를 사용하고 싶어 하는 나라들이 많아지고 있으며, 특히 중동 쪽에서 동북아 비축기지 활용에 대한 관심이 높아지고 있다"고 밝혔습니다.
▲ 중동 산유국의 한국 비축기지 활용 관심 증대
중동 국가들은 호르무즈 해협 봉쇄 시 한국과 유사하거나 그 이상의 타격을 받을 수 있습니다. 사우디아라비아, 아랍에미리트(UAE), 쿠웨이트 등 원유 수출 의존도가 높은 국가들은 원유를 해협 밖에 미리 보관함으로써 리스크를 줄일 수 있다는 판단하에 한국의 비축기지 활용에 높은 관심을 보이고 있습니다. 이러한 움직임은 이미 국제공동비축사업 계약을 맺은 UAE 아부다비 국영석유사(ADNOC) 외에도 여러 중동 산유국들이 한국을 '역외 석유 비축기지'로 검토하며 협의를 요청하고 있는 것으로 나타났습니다.
▲ 국제 공동 비축사업의 에너지 안보 기여
국제공동비축사업은 산유국 등 해외 기업의 석유를 한국석유공사의 비축시설에 보관해주고 임대료 수익을 얻는 모델입니다. 또한, 수급 위기 발생 시 한국 정부가 해당 물량을 우선 구매할 수 있는 권리를 확보하여 국내 석유 수급 안정화에 기여합니다. 양 실장은 이러한 사업이 국내 에너지 안보 강화에도 긍정적인 역할을 한다고 평가했습니다. 비록 우리 비축량으로 직접 잡히지는 않더라도, 국내 마당에 보관된 석유는 국내 정유사들의 수요와 연계되어 실질적인 비축량 확대 효과를 가져온다는 설명입니다. 실제로 이번 대체 원유 확보 과정에서도 국제공동비축사업이 협상에 긍정적인 영향을 미쳤다고 밝혔습니다.
▲ 나프타 수급 안정화 및 공급망 관리 강화
정부는 이번 사태에 대응하여 나프타 수급 안정을 위한 추가경정예산 6천744억원을 책정했습니다. 이를 통해 지난달 한때 55%까지 하락했던 국내 석유화학 업체의 나프타분해설비(NCC) 가동률을 70%까지 끌어올린다는 계획입니다. 양 실장은 NCC 가동률을 평시 수준인 80% 선으로 회복하는 것을 목표로 하되, 국내 나프타 수급 물량 감소분을 해외 도입을 통해 추가로 확보할 것이라고 말했습니다. 또한, 에틸렌, 프로필렌, 부타디엔, BTX 등 기초유분에 대한 매점매석 금지 및 긴급수급조정조치를 4월 중 추진하여 국내 공급망 통제를 강화할 예정입니다.
한편, 국내 정유사는 호르무즈 해협을 통과하지 않는 경로를 통해 4월 4천600만 배럴, 5월 7천200만 배럴 등 두 달간 약 1억 1천 800만 배럴의 대체 원유를 확보했습니다. 이는 5월 물량 기준 평시 대비 82% 수준입니다. 특히 사우디 원유는 홍해 연안 얀부항을 통해 반입되어 국내 원유 도입의 숨통을 트여줄 전망입니다.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