강원 영동 북부 공공분만 체계의 핵심인 속초의료원 산부인과가 전문의 부족으로 제 기능을 수행하지 못하고 있다. 2020년 10월부터 2026년 2월까지 4개 시군 출생아 4,113명 중 단 224건(5.4%)만이 속초의료원에서 분만됐다. 이는 지역 산모들이 안심하고 이용할 수 있는 진료 체계 미비와 핵심 전문의 수급난이 맞물린 결과로 분석된다.
강원 영동 북부 지역의 공공분만 체계를 책임져야 할 속초의료원 산부인과가 심각한 전문의 부족으로 사실상 제 기능을 다하지 못하고 있다는 지적이 제기됐다. 지역 내 분만 가능한 의료기관이 희소한 상황에서 속초의료원은 단순한 진료과를 넘어 지역 출산 안전망이자 필수 공공의료의 최후 보루로 여겨져 왔으나, 낮은 분만율은 이러한 기대를 무색하게 하고 있다.
▲ 공공분만 체계의 현주소, 수치로 본 현실
2020년 10월부터 2026년 2월까지 강원 속초시, 고성군, 양양군, 인제군 등 4개 시군에서 태어난 아기는 총 4,113명에 달한다. 그러나 같은 기간 속초의료원 산부인과에서의 분만 건수는 224건에 불과했으며, 이 중 7건은 해당 지역 외 산모의 출산이었다. 이를 제외하면 실질적인 지역 산모의 분만율은 5.27%에 그친다. 지역 내에서 분만이 가능한 의료기관이 극히 제한적이라는 점을 감안하면, 이러한 수치는 수요 부족이 아닌, 지역 산모들이 안심하고 찾을 수 있는 정상적인 진료 체계를 구축하지 못했다는 비판을 피하기 어렵다.
▲ 핵심 전문의 부족, 4년째 지속되는 위기
문제의 가장 큰 원인으로 꼽히는 것은 산부인과와 마취통증의학과의 전문의 부족이다. 분만실 운영의 핵심이라 할 수 있는 두 과는 교대, 당직, 응급수술, 야간·휴일 진료에 대응하기 위해 최소 2명 이상의 전문의가 필요하다. 그러나 속초의료원은 2022년 5월 이후 두 과 모두 전문의가 각 1명뿐인 상황이 4년 가까이 지속되고 있다. 이는 24시간 분만 진료체계를 유지하기 어려운 구조적 한계를 야기하고 있다. 의료원은 전문의 충원을 위해 2022년 5월부터 19차례에 걸쳐 채용 공고를 냈지만, 전문의 수급난 속에 번번이 실패했다. 신생아실과 필수 협진 인력 부족까지 겹쳐 고위험 산모에 대한 즉각적인 대응과 안전한 분만 수행에 구조적인 어려움이 따르고 있다. 이로 인해 산모들은 외부 지역으로 원정 출산을 택하게 되고, 이는 다시 속초의료원의 낮은 분만 실적으로 이어지는 악순환을 반복하고 있다.
▲ 근본적 해결 위한 정책 제언
강정호 강원특별자치도의회 의원은 산부인과와 마취통증의학과 전문의를 각각 2인 이상으로 복원하는 등 근본적인 대책 마련을 촉구했다. 단순한 공개채용 공고 반복을 넘어, 정부와 도 차원의 별도 지원 프로그램 마련이 시급하다는 주장이다. 구체적으로 ▲필수 의료 전문의에 대한 특별수당 및 장기근속 인센티브 강화 ▲강원도와 4개 시군이 인건비를 분담하는 광역형 지원 모델 도입 ▲주거·교육·정착 지원 패키지 마련 ▲도내 상급병원 및 권역 의료기관과의 순환파견·겸직 협력체계 제도화 ▲공공 임상 교수제, 지역 필수의사제 등 국가 단위 인력정책 연계 ▲분만 취약지 가산지원 및 공공정책 수가 확대 ▲특별채용 트랙 및 전국 단위 헤드헌팅 방식 검토 ▲야간·주말 응급분만 대응체계 복원을 위한 단계적 정상화 로드맵 마련 등을 제안했다. 강 의원은 "5.4%라는 초라한 분만 실적은 영동 북부 공공의료의 민낯이자 지금 당장 구조적 대수술이 필요하다는 경고 신호"라며, 정부와 강원도가 재정지원과 제도개선에 즉각 나서야 한다고 강조했다.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