간호사 면허 소지자가 55만 명을 넘어섰지만 실제 의료 현장에서 일하는 인력은 절반을 조금 넘는 수준에 그치고 있다. 특히 활동 간호사의 지역별 편차가 최대 143배까지 벌어지면서, 인력 양성보다는 '지역 정착'을 위한 근본적인 대책이 필요하다는 목소리가 높다.
현장 지키는 간호사 54% 불과... 인구 1천 명당 5.84명
4일 대한간호협회가 건강보험심사평가원의 자료를 분석한 결과, 지난해 말 기준 전체 간호사 면허 소지자는 약 55만 명으로 집계됐다. 하지만 이 중 실제 병의원 등 요양기관에서 활동 중인 간호사는 29만 8,554명으로, 전체의 54.3%에 불과했다. 인구 1,000명당 활동 간호사 수는 전국 평균 5.84명으로 나타났다.
지역별 인력 양극화 심각... 최소·최다 지역 격차 '143배'
활동 간호사의 분포는 지역에 따라 극명하게 엇갈렸다. 시군구별 인구 1,000명당 간호사 수는 최소 0.33명에서 최대 47.11명으로, 지역 간 격차는 무려 143배에 달했다.
가장 많은 인력이 집중된 곳은 상급종합병원이 밀집한 대도시 지역이었다. 부산 서구가 47.11명으로 전국 최고치를 기록했으며, 서울 종로구(39.96명), 광주 동구(28.79명), 대구 중구(25.86명) 등이 그 뒤를 이었다.
반면 경기 과천시는 0.33명으로 전국에서 가장 적은 수치를 보였다. 이어 강원 인제군(0.65명), 고성군(0.82명), 대구 군위군(0.80명) 등은 인구 1,000명당 활동 간호사가 채 1명도 되지 않아 의료 공백 우려를 자아냈다.
간호협회 "면허자 확대보다 지역 정착 유도하는 패러다임 전환 필요"
대한간호협회는 이 같은 현상에 대해 정부의 인력 수급 정책이 실효성을 거두지 못하고 있다고 지적했다. 정부가 간호대 입학 정원을 꾸준히 늘려왔음에도 불구하고, 신규 인력이 수도권과 대형병원으로만 쏠리면서 지역 의료 취약지의 인력난은 오히려 심화됐다는 분석이다.
간호협회 관계자는 "단순히 면허 소지자 수를 늘리는 방식으로는 지역 의료 공백을 해결할 수 없다"며, "정책의 중심을 '면허자 확대'에서 '활동 인력의 지역 정착'으로 전환해야 한다"고 강조했다.
협회 측은 지역 근무를 전제로 한 '지역간호사제' 도입과 의료 취약지 병원을 대상으로 한 수가 가산 등 인력을 유인할 수 있는 실질적이고 구체적인 보상 체계 마련을 정부에 촉구했다.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