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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90세 이상' 1천명 추적…초고령 한국, 건강 비결 밝힌다

고진아 기자

90세 이후에도 병원이나 요양시설이 아닌 자택에서 건강한 일상을 이어가는 초고령층의 '장수 비결'을 밝히기 위한 대규모 국가 연구가 2026년 7월 드디어 막을 올린다. 질병관리청 국립보건연구원은 2028년까지 약 1천 명의 90세 이상 재가 노인을 대상으로 '한국인 초고령자 코호트' 구축 사업을 추진하며, 미지의 영역이었던 '궁극의 건강 장수' 비밀을 풀어낼 전례 없는 여정을 시작한다고 15일 밝혔다.

한국 사회가 전례 없는 속도로 초고령사회로 진입하면서 '90세 이후의 삶'은 주요 화두로 떠올랐다. 하지만 기존 국내 노화 코호트 연구들은 주로 중장년층이나 65세 이상 고령자에 집중돼 있었다. 한국인유전체역학조사사업(KoGES) 노화심층 조사, 한국도시농촌어르신 연구, 노인노쇠코호트 연구 등은 중요한 데이터를 제공해왔으나, 90세 이상 초고령층에 대한 심층적이고 장기적인 연구 데이터는 여전히 부족한 실정이다. 이로 인해 초고령층 특유의 건강 변화 양상과 노쇠(frailty) 요인에 대한 과학적 이해가 제한적이라는 문제의식이 제기돼왔다.

주요 선진국들은 이미 1990년대 전후부터 초고령자 코호트를 운영하며 성공적인 노화의 과학적 근거를 꾸준히 축적해왔다. 일본, 미국, 중국, 호주 등은 자국의 초고령층 데이터를 기반으로 정책적 해법을 모색하고 있는 반면, 한국은 이제야 국가 단위의 본격적인 초고령층 연구 기반 마련에 첫발을 내딛게 됐다. 이는 늦은 출발이지만, 그만큼 이번 연구에 거는 기대와 사회적 요구가 크다는 방증이다.

이번 '한국인 초고령자 코호트'는 90세 이후 건강 유지 및 기능 저하 요인을 파악하고 성공적인 노화의 과학적 근거를 마련하는 데 목표를 둔다. 특히 병원이나 요양시설에 거주하지 않고 평소 살던 곳에서 일상생활 수행 능력(ADL: Activities of Daily Living)을 유지하는 재가 노인을 연구 대상으로 선정해, 실제 자립적인 삶을 영위하는 초고령층의 특성을 심층 분석할 계획이다. 모집은 2026년 7월부터 시작되어 2028년까지 약 1천 명 규모로 진행된다.

'90세 이상' 1천명 추적…초고령 한국, 건강 비결 밝힌다
[사진=연합뉴스]

국립보건연구원은 본 코호트 구축에 앞서 2025년 4월부터 12월까지 90세 이상 재가 노인 118명을 대상으로 예비조사를 진행한 바 있다. 예비조사 결과, 초고령자 내에서도 건강 상태, 신체 기능, 인지 능력 등 다양한 건강 특성이 나타나 이들에 대한 세밀하고 장기적인 추적 조사의 필요성을 더욱 분명히 했다.

코호트 참여자들에게는 건강 상태, 생활 습관, 걷기 및 근력, 기억력, 영양상태, 마음 건강, 사회적 관계 등 다각적인 측면에서 종합적인 조사가 이뤄진다. 또한 혈액, 소변 등 인체 자원을 수집하고 장기간 추적 조사해 시간의 흐름에 따른 건강 변화를 면밀히 관찰할 예정이다.

국립보건연구원은 이번 코호트 구축을 통해 국내 초고령층의 건강 특성과 생활환경을 반영한 국가 단위 자료를 확보하고, 이를 국제 코호트와 비교 분석할 수 있는 '한국형 연구 기반'을 마련할 것으로 기대한다. 구축된 데이터와 인체 자원은 초고령자의 건강 관리, 노쇠 예방 및 실질적인 보건의료·돌봄 정책 수립을 위한 핵심적인 근거로 다양한 연구에 공개될 방침이다.

'한국인 초고령자 코호트' 구축은 단순한 학술 연구를 넘어 대한민국의 초고령사회를 대비하는 데 필수적인 국가적 자산이 될 것이다. 이번 연구는 90세 이후에도 개개인이 존엄하고 건강한 삶을 영위하며 사회에 기여할 수 있는 방안을 모색하고, 이를 통해 미래 보건의료 및 돌봄 정책의 혁신적 전환점을 마련함으로써 초고령층의 삶의 질 향상이라는 궁극적인 목표에 한 걸음 더 다가설 것으로 기대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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