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비장 떼어내면 뼈 약해진다… 골절 위험 최대 1.6배 '비상'

이지수 기자 기자
골절
골절

면역 조절의 핵심 기관인 비장을 절제할 경우, 장기적으로 골절 위험이 크게 높아진다는 연구 결과가 나왔다. 특히 사고 등 외상으로 인해 비장을 제거한 환자는 고관절과 척추 골절에 극도로 취약해지는 것으로 나타나 각별한 주의가 요구된다.

■ '골-면역 축'의 실체 확인... 비장 없으면 뼈 재형성 방해

고려대학교 구로병원 정형외과 강성현·조재우 교수 연구팀은 2012년 국가건강검진을 받은 40세 이상 성인 312만5549명을 대상으로 10년간 추적 관찰한 결과를 13일 발표했다.

최근 의학계에서는 면역계와 골 대사가 서로 밀접하게 연결되어 있다는 '골-면역 축(bone-immune axis)' 이론이 주목받고 있다. 연구팀은 면역과 감염 방어에 중추적인 역할을 하는 비장이 사라지면 뼈의 재형성 과정에 악영향을 미칠 수 있다는 가설을 대규모 인구 데이터를 통해 입증해냈다.

■ 외상으로 인한 절제, 골절 위험 '직격탄'

연구 결과에 따르면, 비장절제술을 받은 환자는 그렇지 않은 대조군에 비해 전체 골절 위험이 1.61배 높았다. 부위별로는 고관절 골절 위험이 2.57배나 컸다.

주목할 점은 절제 원인에 따른 위험도 차이다. 사고 등 외상으로 인해 비장을 절제한 환자의 경우 위험 수치가 폭발적으로 증가했다.
전체 골절 위험: 2.96배 증가
척추 골절 위험: 3.27배 증가
고관절 골절 위험: 7.86배 증가

연구팀은 "외상성 절제 환자는 암이나 질환으로 절제한 환자보다 상대적으로 젊고 기저질환이 적은 경우가 많다"며 "그만큼 비장의 기능 소실이 골 대사에 미치는 직접적인 영향이 더 뚜렷하게 나타난 것"이라고 분석했다.

■ "비장 절제 환자, 골밀도 관리 필수적"

이번 연구는 비장 절제가 단순히 면역력 저하와 감염 위험 증가에 그치지 않고, 수년 뒤 '골격계 건강'까지 위협할 수 있다는 사실을 전국 단위 코호트 분석으로 밝혀냈다는 점에서 학계의 높은 평가를 받고 있다.

강성현 교수는 "비장절제술을 받은 환자, 특히 외상으로 수술을 받은 환자들은 향후 골절 위험이 급증할 가능성을 반드시 인지해야 한다"며 "수술 후 정기적인 골밀도 평가와 함께 적극적인 골절 예방 전략을 세우는 것이 중요하다"고 강조했다.

한편, 이번 연구 결과는 골다공증 분야의 저명한 국제학술지인 '국제 골다공증학회지(Osteoporosis International)' 최신호에 게재되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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