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26년 현재, 전 세계 700만 명을 앗아간 코로나19의 역설적인 낮은 아프리카 사망률 뒤에는 바이러스보다 잔혹했던 사회적 고통과, 김영완 서강대 교수의 잠비아 아동 연구가 드러낸 '보이지 않는 비명'이 여전히 울리고 있다.
공식 통계로 전 세계 약 700만 명의 목숨을 앗아간 코로나19 팬데믹은 아프리카 대륙에서 예상보다 낮은 사망률을 기록하며 일각에서는 '젊은 대륙'이라는 인구 구성 덕분이라는 분석이 나왔다. 그러나 김영완 서강대학교 정치외교학과 교수는 2026년 5월 26일, 이러한 통계 이면에 전염병, 영양실조, 부실한 보건 환경 등으로 이미 아프리카 아동들이 일찍 죽어왔다는 '슬픈 통계의 그림자'가 존재했음을 지적했다. 그는 코로나19가 한창이던 시기, 국경 봉쇄로 현지 방문조차 어려웠던 잠비아와 케냐 아동을 대상으로 현지 조사원 자료와 온라인 인터뷰에 의존해 심층 연구를 진행했다.
특히 잠비아에서는 학교와 거리가 봉쇄되면서 '가장 안전해야 할 집'이 도리어 가정 폭력과 성폭력의 공간으로 변모하는 비극이 벌어졌다. 일자리를 잃은 아버지들의 스트레스가 가정 폭력으로 이어지는가 하면, 심각하게는 친아버지에 의한 성폭력까지 발생했다. 피해 아동들은 도피할 기관이나 쉼터가 없어 다시 집으로 돌아와야 하는 절망적인 상황에 놓였다. 김 교수는 “바이러스가 직접 빼앗아 간 아이의 목숨은 많지 않았으나, 바이러스가 만든 그늘 속에서 무너진 아이는 셀 수 없이 많았다”고 당시의 참담함을 설명했다.
학교 급식이 중단되자 아이들은 굶주림과 영양실조에 시달렸고, 생존을 위해 학업을 중단하고 시장, 광산, 농장으로 내몰리는 아동 노동이 확산됐다. 잠비아 현지 시민단체 보고에 따르면, 봉쇄 기간 10대 임신과 조혼 건수도 눈에 띄게 급증했다. 고립된 아이들은 우울과 불안에 시달렸고, 부모를 잃은 아이들은 어린 나이에 가족의 가장이 되는 가혹한 현실에 직면해야 했다.
2026년 현재, 코로나19가 잦아들고 잠비아 경제는 회복세를 보이며 관광객 수도 늘고 있다. '모시오아툰야'라 불리는 놀라울 만큼 아름다운 빅토리아 폭포 주변 풍경은 평화로워 보인다. 그러나 폭포 길목에서 기념품과 과일을 팔겠다며 관광객을 따라다니는 학교에 가 있어야 할 나이의 아이들의 모습은 여전하다. 거시경제 지표의 회복 뒤편에는 통계에 잡히지 않는 가정의 붕괴와 아이들의 깊은 상처가 치유되지 않은 채 남아있는 것이다.
김 교수는 잠비아의 사례를 통해 한 나라의 진정한 발전은 거시지표나 아름다운 풍경이 아닌, 재난 시 사회적 약자의 안전과 상처를 보듬는 공동체의 노력으로 평가되어야 한다고 강조했다. 정치와 경제 개발은 폭력의 사각지대에 놓인 한 소녀를 구원할 구체적인 안전망이 되어야 한다는 시사점이다. 2026년, 여전히 가장 낮은 곳에서 울리던 비명에 귀를 기울이고, 같은 비극이 반복되지 않도록 해결책을 만들어 나가는 것이 인류 공동체의 숙제로 남아있다.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