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26년 06월 14일. 작년(2025년) 8월부터 9월까지 중고등학생 3,384명을 대상으로 한 설문에서 청소년 흡연 경험 비율이 4.2%로 나타난 가운데, 미디어에서 흡연 장면을 자주 접하는 청소년일수록 흡연을 용인하는 태도를 보이는 것으로 드러나 청소년 흡연 예방 정책의 새로운 접근이 시급하다는 목소리가 커지고 있다.
한국청소년연구 최신호에 게재된 논문 '미디어 흡연 장면 노출이 청소년의 흡연 용인 태도에 미치는 영향'에 따르면, 청소년 흡연 경험 비율 4.2%는 작년 성인 흡연율 17.9%의 4분의 1 수준이다. 세부적으로는 남학생(5.9%)이 여학생(2.2%)보다, 고등학생(6.4%)이 중학생(2.2%)보다 흡연 경험 비율이 높게 나타났다. 최초 흡연 시기는 중학교 2학년이 가장 많았다.
특히 주목할 점은 '흡연의 저연령화' 현상이다. 초등학생이거나 중학교 1학년 때 처음 흡연했다는 응답이 중학생의 1.25%, 고등학생의 1.04%에 달했다. 이는 흡연 시작 연령이 점차 낮아지고 있음을 시사하며, 청소년 건강에 미치는 악영향이 더욱 심각해질 수 있다는 경고등이다.
이번 연구는 단순 흡연율 통계를 넘어 미디어의 영향력에 대한 심층 분석을 제공했다. 숏폼, 유튜브, SNS 등 디지털 미디어에서 흡연 장면을 자주 본 청소년일수록 흡연을 용인하는 태도를 보이는 통계적으로 유의미한 상관관계가 확인됐다. 설문 대상 청소년 중 44.3%가 미디어에서 흡연 장면을 '자주 본다'고 응답했으며, 30.4%는 '안 본다'고 답했다. 이들은 미디어 속 흡연 등장인물을 '매력적'으로 인식하는 경향을 보였다.
배상률 한국청소년정책연구원 선임연구위원은 이러한 현상에 대해 「미디어 속 흡연 장면은 등장인물의 반항적이고 '쿨한' 이미지와 결부되기도 한다」며, 청소년들이 이를 긍정적으로 해석할 가능성이 크다고 지적했다. 미디어가 흡연을 단순한 행위를 넘어 특정 정체성이나 매력과 연결 지어 청소년의 흡연 인식을 왜곡할 수 있다는 분석이다.
현행 청소년 흡연 예방 정책이 주로 흡연의 건강 위험성을 고지하는 데 집중되어 왔음을 고려할 때, 이번 연구 결과는 새로운 접근의 필요성을 강하게 제기한다. 단순히 담배의 유해성을 알리는 것을 넘어, 청소년이 미디어 속 흡연 장면을 비판적으로 해석하고 수용하는 능력을 키우는 미디어 리터러시 교육을 강화해야 한다. 아울러 사회 전반의 미디어 제작 환경에서도 청소년에게 미칠 영향을 고려하는 책임감 있는 자세가 필수적이다. 다차원적이고 포괄적인 접근만이 흡연의 저연령화를 막고 청소년 건강을 지킬 수 있을 것이다.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