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장내 미생물, 간질환 진행 예측 새 지평 열다: 베이요넬라 수치로 생존율 3배 차이

고진아 기자

장 속에 숨겨진 간질환의 미래를 읽는 열쇠가 공개됐다. 한림대학교 석기태 교수 연구팀이 대규모 데이터를 통해 장내 미생물 변화만으로 간질환의 진행 단계를 예측하고 환자의 생존율까지 가늠할 수 있는 획기적인 연구 결과를 발표했다.

한림대학교춘천성심병원 소화기내과 석기태 교수 연구팀은 장내 미생물 변화 분석을 통해 간질환의 진행 단계와 환자 예후 예측 가능성을 확인했으며, 이 연구는 지난 2026년 3월 영국 소화기학회 국제학술지 GUT에 게재됐다.

연구팀은 건강인과 지방간, 간염, 간경변, 간암 환자 등 총 1,168명의 대변 표본과 공공 데이터 2,376건을 통합한 총 3,544건 규모의 방대한 데이터를 분석했다. 이는 간질환 진행 과정에서 나타나는 장내 미생물 생태계 변화 양상을 대규모로 규명했다는 점에서 큰 의의를 지닌다.

분석 결과, 간질환이 진행될수록 장내 미생물 다양성 감소 및 특정 세균 중심의 생태계 재편이 뚜렷하게 확인됐다. 특히 베이요넬라(Veillonella), 리길락토바실러스(Ligilactobacillus) 등 구강 유래 세균의 증식이 두드러졌다. 간염 단계에서는 특정 세균 활동이 증가하고, 간경변으로 진행되면 독성 물질 생성이 증가하며, 간암 환자에게서는 세포 손상 관련 물질 생성이 더욱 활발해지는 양상을 보였다.

장내 미생물, 간질환 진행 예측 새 지평 열다: 베이요넬라 수치로 생존율 3배 차이
[사진=연합뉴스]

가장 주목할 만한 점은 구강 유래 세균, 특히 베이요넬라의 역할이다. 연구팀은 타액-대변 표본을 동시 확보한 120명의 환자를 분석하여 구강 유래 세균이 실제로 장으로 이동하여 정착하며 간질환 예후에 결정적 영향을 미친다는 사실을 밝혀냈다. 이는 의학계에 '와!' 하는 놀라움을 선사하는 발견이다.

간경변·간암 환자 183명을 대상으로 한 생존율 분석에서 장내 베이요넬라 수치가 높은 환자군의 생존율은 20% 초반에 그친 반면, 낮은 환자군은 약 60%의 생존율을 보여 베이요넬라 수치에 따라 생존율이 3배 가까이 극명하게 갈렸다.

장내 미생물 구성 및 기능 정보를 활용한 기계학습 모델은 간경변·간암 등 진행성 간질환 단계에서 AUC 0.8 이상의 높은 정확도를 기록하며 실제 진단 및 예후 예측 가능성을 입증했다. 석기태 교수는 「간질환 진행 과정에서 장내 미생물 생태계 변화 양상을 대규모로 규명했다는 데 의미가 있다」고 강조했다.

이번 연구는 대변 기반의 비침습적 간질환 진단법 개발의 초석을 다졌다는 점에서 큰 의미가 있다. 장내 미생물 균형 상태와 특정 세균 수치를 통해 고위험군을 조기에 선별하고, 나아가 미생물을 표적으로 하는 개인 맞춤형 예방 및 치료 전략 개발로 이어질 것으로 기대된다. 간질환 극복을 위한 새로운 패러다임을 제시한 연구로 평가받는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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