서울대병원이 코로나19 확산에 따라 환자의 안전 및 감염관리를 강화하고, 의료인력의 피로도를 낮추기 위해 국내 의료기관 최초로 언택트 심야배송을 시작했다고 12일 밝혔다.

작년부터 서울대병원의 최우선 과제는 일평균 약 1만명에 달하는 내원객을 코로나 감염으로부터 안전하게 보호하고, 의료물품을 관리하는 의료인력의 피로도를 낮추는 것이었다.

이에 서울대병원은 국내 의료기관이 한 번도 시도하지 않았던 심야배송을 전격 구축하기로 결단했다.

기존에는 내원객이 붐비는 주간 시간대에 의료물품을 병동에 배송했으나, 이를 내원객이 없는 심야 시간대(밤 10시~오전 7시)로 전환하기로 한 것이다.

이를 위해 지난 5월, 7개의 병동을 대상으로 심야 시간대에 의료물품을 공급하는 시범운영을 시작했다. 그 효과는 즉시 나타났다.

병원 내 가장 덜 붐비는 시간대에 의료물품을 공급함으로써 원내 이동 소요시간이 주간 대비 약 70%나 줄어들었다. 또한 주간 시간대 엘리베이터의 혼잡도가 크게 개선되었을 뿐 아니라 의료물품의 이동과 내원객의 접점이 완전 차단됨으로써 코로나 감염 전파의 위험을 크게 줄인 것으로 나타났다.

이러한 시범운영 결과를 토대로 서울대병원은 언택트 심야배송시스템을 전 부서로 확대했다.

그 결과 일평균 약 20만개, 월 500만개에 달하는 의료물품 이동에 투입했던 물류인력의 재배치를 통해 업무 효율화를 높일 수 있었다. 그동안 의료물품의 단순 배송만 했던 물류인력이 기존에 의료인력이 담당했던 처방 의료물품 적치 및 유효기간 관리 등의 업무까지 전담하도록 재배치한 것이다.

배정량 물품의 공급 주기도 주1회에서 주2회 배송으로 늘리고, 관리 품목도 기존 대비 2배 이상 확대했다. 또한 기존에 의료인력 등이 담당했던 CCDS(Case Cart Delivery Service, 수술실에서 사용되는 수술재료를 사전에 준비하는 업무)를 원외로 이동시키고, 그 품목을 약 4배 이상 확대했다.

또한, 친환경 물류 체계 정착을 위해 하루 약 400~500여개가 소모되는 1회용 종이박스를 별도로 디자인된 리빙박스로 교체했다.

이러한 노력의 일환으로 의료인력은 환자 진료 및 수술 준비 등 본연의 업무에만 더욱 집중할 수 있게 돼 업무 피로도를 줄일 수 있었다. 동시에 원내 재고 비용의 감소와 그에 따른 공간 활용도가 55% 이상 향상된 것으로 나타났다.

김연수 병원장은 "서울대병원의 이러한 변화는 원내 코로나 감염 전파 위험성을 차단하고 의료인력이 환자의 진료에 전념할 수 있는 구조를 만들어 안전한 병원을 만들었다는 점에서 의미가 크다"며 "특히 새로운 물류 체계의 변화를 통해 혁신적 고도화를 이끌어 낸 서울대병원을 이어 다른 국내 병원에서도 뒤따를 것으로 보인다"고 말했다.

한편 서울대병원은 운송수단, 배송 주기, 물품 공급 등의 자료를 데이터화해 이를 기반으로 IoT가 접목된 디지털 물류혁신을 차기 목표로 진행 중에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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