질병관리청이 최근 펴낸 '담배 폐해-신종담배' 기획 보고서를 보면 향후 국내에 도입돼 확산할 우려가 가장 큰 2세대 신종담배는 '니코틴 파우치'로 조사됐다.


니코틴 파우치는 기존 '머금는 담배(SNUS)'와 제품 모양, 사용 방법이 유사하다. 담뱃잎 등에서 추출한 니코틴을 고체 형태로 뭉쳐 파우치(주머니)에 넣은 것으로, 잇몸 사이에 끼워 쓰면 된다. 궐련처럼 태우지 않기 때문에 담배 연기 자체가 발생하지 않고 간접흡연 피해가 없어 몇 년 새 북유럽과 미국 등을 중심으로 확산하고 있다.


국내에선 판매 여부, 사용률 등 정확한 정보가 파악되지 않고 있지만, 블로그 등 온라인에서 해당 제품이 언급되고 해외 직구도 이뤄지고 있는 것으로 나타났다.


이성규 한국담배규제연구교육센터장은 11일 "세계의 담배규제 정책이 강화하면서 담배회사들이 '위해성 감축(Harm Reduction)' 전략으로 전환하고 있는 만큼, 해외에서 유행하는 '담배 연기 없는' 신종담배가 언제라도 국내 시장에 진입할 가능성이 있다"고 말했다.


담배회사들은 니코틴 파우치가 호흡기질환 발생 확률이 적고 실내 흡연에도 문제없는 만큼 건강 위해도가 낮다고 홍보한다. 하지만 니코틴 자체는 몸에 흡수되기 때문에 중독 가능성 등 건강 악영향을 배제할 수 없다.


최근 세계보건기구(WHO)도 니코틴 파우치에 대한 대책 논의를 진행한 것으로 알려졌다. 질병청 보고서는 "니코틴 파우치의 경우 담배회사들이 금연 보조제로 사용 중인 니코틴 패치나 껌과도 유사하다고 주장할 수 있으므로 향후 해당 제품과 제조·판매사들에 대한 지속 모니터링이 필요하다"고 밝혔다.


이 센터장은 "대형 담배회사들은 담뱃잎 추출 니코틴 파우치 제품을 내놓을 수 있지만, 영세업자들은 합성 니코틴을 파우치로 만들어 들여올 수도 있다. 그렇게 되면 국내법으론 규제할 수 없게 된다. 그런 측면에서도 담배 정의를 모든 담배, 니코틴 제품으로 시급히 넓힐 필요가 있다"고 강조했다. 최근 미국 등에서 확산 중인 이쑤시개형 담배나 사탕형 담배 등도 언제든 국내 시장에 들어올 가능성이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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