삼성바이오로직스 노조의 전면 파업이 사흘째 지속되고 있다. 이번 파업으로 최소 6천400억원의 생산 차질 손실이 추산되며, 이는 1분기 영업이익을 상회하는 규모이다. 노사는 임금 인상과 경영권 요구를 놓고 첨예하게 대립하며 협상에 난항을 겪고 있다.
삼성바이오로직스에서 창사 이래 최초로 발생한 전면 파업이 2026년 5월 3일 기준 사흘째 이어지고 있다. 삼성그룹 초기업 노동조합 삼성바이오로직스지부는 지난 5월 1일 노동절을 기점으로 전면 파업에 돌입했으며, 오는 5월 5일까지 총 닷새간 파업을 진행할 계획이다. 이번 파업에는 전체 조합원 4천명 중 2천800여명이 참여하여, 삼성바이오로직스 총 직원 5천455명의 절반 이상이 동참하는 대규모 쟁의행위로 기록되고 있다. 파업은 별도의 단체 행동 없이 연차휴가 사용 및 휴일 근무 거부 방식으로 진행되고 있다.
회사는 닷새간의 전면 파업으로 인해 일부 공정이 중단될 경우 최소 6천400억원의 생산 차질 피해가 발생할 것으로 추산하고 있다. 이 금액은 올해 1분기 매출 1조2천571억원의 절반에 육박하며, 같은 기간 영업이익 5천808억원보다 많은 수준이다. 앞서 노조가 4월 28일부터 30일까지 사흘간 진행한 60여명 규모의 부분 파업만으로도 이미 일부 공정 중단이 발생했다. 당시 소재 소분 부서의 파업 참여로 원부자재 공급에 차질이 생겨 생산 중단이 불가피했다는 것이 회사 측의 설명이다. 이 부분 파업으로만 항암제, 인체면역결핍바이러스 치료제 등 주요 제품 생산이 중단되었고, 약 1천500억원의 손실이 발생한 것으로 추정된다.
노조는 이러한 손실 규모에 대해 "노동조합의 굵직한 요구안을 100% 전면 수용한 금액이 손실 금액보다 작다"고 지적하며, 회사가 유무형의 피해만 호소할 것이 아니라 추가적인 수정 제시안을 통해 교섭에 나섰어야 한다고 비판했다. 이번 파업은 임금 인상, 격려금 지급, 인사 문제 등 노사 간의 핵심 쟁점에 대한 이견을 좁히지 못하면서 촉발되었다. 특히 노조는 1인당 3천만원 격려금 지급, 평균 14% 임금 인상, 영업이익의 20% 성과급 배분 등을 요구하고 있다. 반면 회사 측은 이러한 요구안 수용에 난색을 표하며 임금 6.2% 인상안과 일시금 600만원 지급을 제시한 상태이다.
지난해 12월부터 올해 3월까지 총 13차례에 걸쳐 교섭이 진행되었으나, 노사는 끝내 의견 차이를 좁히지 못했고 결국 노조는 창사 이래 첫 파업에 나서게 되었다. 노사 갈등의 핵심은 임금 인상뿐만 아니라 경영권 관련 요구에도 집중되어 있다. 회사는 파업 첫날인 5월 1일 입장문을 통해 노조의 요구안이 "현실적으로 수용하기 어렵다"고 밝히며, 특히 기업의 인사권 및 경영권과 직결된 요구사항은 수용하기 어렵다고 강조했다. 노조의 단체 협약 요구안에는 신규 채용, 인사 고과, 인수합병(M&A) 등에 대해 노조의 사전 동의를 받도록 하는 조항이 상당수 포함된 것으로 알려졌다.
그러나 노조는 회사 입장문 발표 직후 "문제의 본질은 노동조합의 요구안이 컸다는 데 있지 않다"며 반박했다. 노조는 회사가 한 달 이상의 시간 동안 조합원이 납득할 수 있는 제안을 준비하지 못했고, 파업으로 인한 손실 가능성을 인지하고도 실질 협상과 비상 대응에 실패했다고 주장하고 있다. 이러한 평행선 대립은 10여 차례의 교섭과 사상 초유의 파업 사태를 겪으면서 노사 간의 갈등의 골을 더욱 깊게 만들고 있다. 앞서 회사 측은 파업으로 인한 생산 차질 우려를 이유로 노조를 상대로 쟁의행위 금지 가처분신청을 제기하며 법적 공방을 벌이기도 했다.
삼성바이오로직스 노사는 5월 4일 중부지방고용노동청의 중재로 다시 협상 테이블에 앉을 예정이지만, 현재로서는 합의에 도달할지는 불투명한 상황이다. 회사는 파업 중에도 노동부 중재에 응한 것을 "대화 해결을 위한 진정성 있는 노력"이라고 강조하며, 노조에게 "비상식적인 요구와 강압적인 파업 강요를 중단하고, 무거운 책임감을 가지고 대화 테이블로 즉각 복귀해야 한다"고 촉구했다. 반면 노조는 4월 30일 중부청 주관 노사정 간담회에서 '사측 교섭위원 전원 교체'를 선결 과제로 내세운 것으로 알려지는 등 강경한 태도를 유지하고 있다.
파업 기간 중 노조 지부장(위원장)이 해외에 머문 것을 두고도 노사 간 갈등이 증폭되었다. 회사 측은 파업 전 고용노동부 중부청의 대화 제안에 응하려 했으나 위원장 부재로 유감스럽다는 입장을 밝혔고, 노조 측은 대응에 문제가 없다고 맞섰다. 노조는 이번 파업을 '1차 총파업'으로 규정하고 있어, 이번 협상에서 합의안을 찾지 못할 경우 추가 파업에 돌입할 가능성도 높은 것으로 점쳐지고 있다. 이는 삼성바이오로직스의 생산 및 경영 활동에 지속적인 불확실성을 가중시키고 산업계 전반에 파급 효과를 미칠 수 있다는 전망을 낳고 있다.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