지난해 14%에 불과했던 반려동물 질병 연구가 공공 주도 전환점을 맞았다. 농림축산검역본부가 지난 5월 26일 '반려동물 분야별 협의체'를 발족하며 급증하는 반려동물 가족의 건강 증진에 본격적으로 나섰다.
농림축산검역본부(이하 검역본부)는 2026년 5월 26일 경북 김천 본부에서 농림축산식품부, 산업체, 학계, 임상 전문가 등 20여 명이 참여한 가운데 '반려동물 분야별 협의체'를 발족하고 제1차 회의를 개최했다. 이는 올해 1월 '반려동물질환연구실' 신설에 이은 것으로, 공공 부문 주도로 반려동물 질병 연구 기반을 강화하겠다는 검역본부의 확고한 의지를 보여준다.
이번 협의체 발족은 빠르게 증가하는 반려동물 양육 가구와 반려동물의 고령화에 따른 만성·비감염성 질환 증가라는 사회적 요구에 대응하기 위한 시급한 과제로 인식되어 왔다. 그동안 국내 반려동물 질병 연구는 산업동물에 비해 상대적으로 소홀했다는 지적이 많았다. 실제로 지난해 검역본부의 전체 연구 과제 186개 중 반려동물 관련은 단 26개, 약 14% 수준에 불과해 연구 역량의 불균형이 심각했다. 이러한 불균형은 반려동물에게 필요한 최신 진단 및 치료법 개발을 지연시키고, 수의 임상 현장의 요구를 충분히 반영하지 못하는 한계로 작용했다.
제1차 회의에서는 이러한 문제점을 해결하고 사람과 동물의 건강한 공존을 위한 공공 주도의 연구 기반 마련에 중점을 두고 다양한 방안이 논의됐다. 주요 의제로는 반려동물 감염병 능동 감시체계 구축이 꼽혔다. 이는 신종 및 재출현 감염병에 대한 신속한 파악과 확산 방지를 목표로 한다. 또한, 축적된 데이터를 활용한 질병 데이터 기반 예측 시스템 도입을 통해 질병 발생을 사전에 예측하고 선제적으로 대응할 수 있는 기틀을 마련하기로 했다. 이와 함께 국가표준실험실 운영을 통한 반려동물 질병 진단의 정확성과 신뢰도를 고도화하는 방안도 심도 있게 다뤄졌다.
첨단 바이오 기술의 발전에 발맞춰 줄기세포 치료기술의 표준 가이드라인 마련도 중요하게 논의됐다. 이는 반려동물 재생의학 분야의 건전한 발전과 안전성을 확보하는 데 필수적인 요소다. 특히 미래 지향적 연구 인프라 구축의 핵심 개념으로 '반려동물 바이오뱅킹' 관련 제도 마련의 필요성이 강조됐다. 바이오뱅킹은 반려동물의 생체 시료와 관련 데이터를 체계적으로 수집·보관하여 정밀 진단, 맞춤형 치료법 및 신약 개발 연구의 초석이 될 것으로 기대되며, 장기적으로는 인간 질병 연구에도 중요한 통찰을 제공할 수 있다.
최정록 검역본부 본부장은 이번 협의체 발족의 의미에 대해 「민관학 협력을 통해 반려동물 질병 대응 체계를 고도화하고 사람과 반려동물이 건강하게 공존할 수 있는 환경을 조성하겠다」고 밝혔다. 이는 단순한 연구 증대를 넘어, 사람과 동물의 건강이 상호 연결되어 있다는 '원 헬스(One Health)' 개념을 실현하고, 건강한 사회를 위한 중요한 한 걸음임을 명확히 한 것이다.
검역본부의 이번 선제적 움직임은 국내 반려동물 질병 연구의 패러다임을 산업동물 중심에서 벗어나 반려동물 전반으로 확장하고, 공공의 책임 하에 체계적인 시스템을 구축하는 중요한 전환점이 될 전망이다. 민관학 협력의 지속적인 확대를 통해 시너지 효과를 창출하고, 사람과 반려동물이 함께 건강하고 행복하게 공존하는 미래 사회를 구축하는 데 있어 견고한 초석이 될 것으로 기대된다.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