더 이상 회당 10만원, 30만원짜리 도수치료는 없다. 오는 7월 1일부터는 전국 모든 병의원에서 4만3천850원, 본인부담금 약 3만8천원에 도수치료를 받을 수 있게 됐다. 고무줄 가격과 '의료쇼핑'의 대명사였던 도수치료가 정부의 통제권 안으로 들어오면서 대한민국 비급여 의료 시장의 거대한 변화가 시작됐다.
2026년 6월 4일, 제10차 건강보험정책심의위원회는 도수치료를 '관리급여'로 최종 확정했다. 과거 의원별로 천차만별이던 회당 10만원에서 30만원까지의 고무줄 가격 시대는 공식적으로 막을 내렸다. 실손보험 가입 후 고액의 도수치료를 반복적으로 받던 '의료쇼핑' 행태를 막기 위한 정부의 강력한 의지가 담긴 조치다.
새로운 제도의 시행으로 도수치료의 문턱은 대폭 높아진다. 통일된 가격 4만3천850원(환자 본인부담 약 3만8천원)은 과거 대비 무려 3분의 1에서 7분의 1 수준으로 급락한 금액이다. 또한, 치료는 반드시 마사지나 자세 교정 등 기본 물리치료를 선행해야 다음 단계로 넘어갈 수 있다. 이용 횟수도 주 2회, 연간 총 15회로 엄격히 제한된다. 수술이나 골절로 관절이 굳었다는 의사 소견이 입증될 경우에 한해 연간 9회를 더해 총 24회까지 가능하다. 이 횟수를 넘어서면 병원은 질환 치료 목적으로 환자에게 치료비를 청구할 수 없다. 특히, 조만간 출시될 5세대 실손보험이 도수치료를 보장 범위에서 제외하기로 하면서, 실손보험에 기대어 번성했던 비급여 의료 시장의 한 축은 사실상 종말을 고하게 될 전망이다.
정부는 이번 조치로 사회 전체 의료비 낭비를 막고 왜곡된 의료 자원을 필수의료로 재배치하겠다는 정책 목표를 명확히 했다. 그러나 의료 현장, 특히 개원가에서는 우려의 목소리가 크다. 4만원대 수가로는 인건비와 시설 운영비를 감당하기 어렵다는 이유로 도수치료 서비스 축소 또는 폐지 움직임이 감지되기 때문이다. 이로 인해 정작 치료가 시급한 환자들이 도수치료 전문 병원을 찾아 헤맬 수 있다는 역설적인 상황이 전개될 수 있다. 이는 의료비 낭비를 막으려는 정부의 강력한 의지가 실현되는 듯 보이지만, 동시에 환자들의 치료 접근성을 저하시킬 수 있다는 반전 요소를 내포한다.
더 큰 문제는 규제의 칼날이 닿지 않은 체외충격파 치료나 영양주사 등 다른 비급여 항목으로의 '풍선효과'가 현실화될 수 있다는 우려다. 의료기관들이 도수치료 손실을 메우기 위해 다른 비급여 항목의 가격을 올리거나 은밀하게 진료를 권유하는 현상이 발생할 가능성이 제기된다. 정부는 이러한 '풍선효과'에 대비해 비급여 관리체계를 단계적으로 강화하겠다고 공언한 상태다.
이번 대전환이 단순한 규제에 그치지 않고, 국민들이 신뢰할 수 있는 올바른 의료 이용 문화의 정착으로 이어지기를 기대한다. 동시에, 3년 주기의 재평가 과정을 통해 의료 현장의 극심한 혼란과 다른 비급여 유행으로의 '풍선효과'를 얼마나 실효성 있게 차단할지가 정부가 마주할 핵심 과제임을 전문가들은 지적했다.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