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톤즈 희망, 민간이 켰다… 멈춘 EDCF ODA 재개 '희망'

고진아 기자

10년 넘게 표류하던 한국-남수단 보건·의료 협력의 빈자리를 민간의 헌신이 채우며, 멈췄던 양국 관계의 새로운 물꼬를 텄다. 2026년 8월 말, 고(故) 이태석 신부의 숭고한 정신을 잇는 외과 수술 전문 '이태석 기념 톤즈 희망 병원'이 남수단 톤즈에 문을 열 준비를 마쳤다.

남수단 톤즈는 여전히 맹장염으로도 사망하는 극심한 의료 공백에 시달리고 있다. 지난 2013년 내전 발발로 한국 정부의 대외경제협력기금(EDCF) '이태석 기념 의과대학병원' 사업이 10년 넘게 중단되면서, 보건·의료 협력은 사실상 멈춰 섰다. 2010년 이태석 신부 선종 이후 그의 제자들은 `'신부님이 떠난 후 한국에서 아무도 오지 않았다'`며 절박한 구조 신호를 보냈다.

이태석 신부의 제자로 외과 의사가 되어 2025년 톤즈로 돌아온 아롭 가랑의 절규에 응답한 것은 민간이었다. 미주아프리카희망후원회(CFACM, 이인석 이사장)와 남수단이태석기념재단(김기춘 이사장)은 재미동포 2천여 명의 십시일반 후원금으로 총 공사비 20억~30억 원을 100% 마련했다. 이인석 이사장은 `'이태석 신부님이 살아계셨다면 가만히 있지 않으셨을 것'`이라며 헌신적인 노력을 기울였다.

그 결과, 지난 2026년 2월 첫 삽을 뜬 '이태석 기념 톤즈 희망 병원'은 8월 말 완공을 앞두고 있다. 이 병원은 톤즈 돈보스코 병원 옆에 지어지며, 부족한 외과 수술 전문 인프라를 제공해 '진료-수술-재활'이 연계된 의료 서비스를 실현할 예정이다.

톤즈 희망, 민간이 켰다… 멈춘 EDCF ODA 재개 '희망'
[사진=연합뉴스]

민간의 이러한 헌신은 외교적 파급 효과로 이어졌다. 지난 2026년 6월 2일, '한-아프리카 외교장관회의' 참석차 방한한 제임스 피티야 모건 남수단 외교부 장관은 병원 부지의 영구 무상 임대와 수입 의료 장비의 관세 면제를 약속하며 파격적인 지원을 표명했다. 올해 수교 15주년을 맞은 양국 관계는 민간의 노력으로 재정상화의 물꼬를 튼 것이다.

살바 키르 마야르디트 남수단 대통령은 주우간다 한국대사 신임장 제정 시 이상호 대사를 통해 한국 정부에 국제적인 규모의 이태석 추모 병원 건설 염원과 10년 넘게 중단된 EDCF 의료 ODA 사업의 전면 재개를 요청하는 친서를 전달할 예정이다. 맹장염에도 목숨을 잃는 현실 속에서, 민간의 자발적인 병원 건립이 오히려 양국 정부 간 멈춰 있던 외교 관계를 재정상화하고 과거 대형 ODA 사업의 재개를 요청하는 계기가 된 것이다.

이태석 신부의 숭고한 희생과 정신을 잇는 민간의 노력은 단순한 의료 시설 건립을 넘어, 10년 넘게 단절되었던 한국과 남수단 정부 간 관계를 다시 잇는 가교 역할을 하고 있다. 이는 남수단의 실질적인 의료 공백을 해소하는 동시에, 양국 간 대형 보건·의료 협력 확대를 위한 중요한 이정표가 될 것으로 전망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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