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인권위, '보호' 이름 뒤 의료방치…외국인 수술권 보장 촉구

고진아 기자

국가인권위원회가 외국인 보호시설 내 '보호'라는 이름 뒤에 가려졌던 의료 사각지대 문제를 공론화하며 법무부 장관에게 외부 병원 수술적 치료 보장을 권고, 의약계의 시선이 집중되고 있다.

이번 인권위 권고의 직접적인 계기는 지난 2026년 1월 접수된 충격적인 진정 사례였다. 한 외국인 보호소에서 발가락과 손가락을 다쳐 전문적인 수술적 치료가 절실했음에도 불구하고 적절한 의료 조치 없이 장기간 방치되고 있었다는 외국인 A씨의 주장이 제기됐다. 동시에 무릎 부상으로 역시 수술이 필요했지만 아무런 의료 조치 없이 고통받고 있었다는 외국인 B씨의 진정도 함께 접수됐다. 이들의 사례는 외국인 보호시설이라는 특수한 공간에서 기본적인 의료 접근권마저 보장받지 못하는 현실을 여실히 보여줬다.

해당 보호소 측은 인권위 조사 과정에서 상처의 정도와 도주 우려 등을 엄격하게 판단해 외부 병원 진료를 허가하고 있으며, 내부 의무과에서는 약물 처방 등 보존적 치료를 실시하고 있다고 해명했다. 이는 강제퇴거 대상 외국인을 관리하는 시설로서의 운영상 어려움을 강조하며, 내부 지침에 따른 조치였음을 강조한 것으로 풀이된다.

인권위, '보호' 이름 뒤 의료방치…외국인 수술권 보장 촉구
[사진=연합뉴스]

그러나 인권위 침해구제제2위원회는 보호소의 해명만으로는 부족하다고 판단했다. 위원회는 「피해자들은 입소 후 수술적 치료가 필요하다는 전문의 진단을 받았고 지속해서 통증을 느끼고 있다」고 그들의 고통을 확인했다. 이어 「보호소의 '보호'라는 제도의 취지에 부합하게 적절한 치료를 받게 해야 할 것」이라며, 시설의 본래 목적이 단순히 신병을 확보하는 것을 넘어 인도적인 관리와 기본권 보장에 있음을 명확히 강조했다. 의료 전문가의 진단이 있었음에도 적절한 조치가 이뤄지지 않은 점은 '보호'의 의미를 퇴색시키는 행위라는 것이다.

출입국관리법에 따라 설치된 외국인 보호시설은 본래 강제퇴거 대상 외국인을 임시로 '보호'하는 기관이다. 이는 단순한 구금 시설이 아닌, 인권 존중의 원칙 아래 최소한의 생활과 건강권을 보장해야 할 의무를 지니고 있다. 하지만 현실에서는 수술적 치료와 같은 전문 의료 서비스가 필요한 경우에도 '도주 우려'와 같은 이유로 외부 진료가 제한되면서, 사실상 의료 소외계층으로 전락하는 상황이 빈번히 발생하고 있다.

이번 인권위의 법무부 장관 권고는 외국인 보호시설 내 의료 환경 개선을 위한 중요한 전환점이 될 것으로 기대를 모은다. 강제퇴거 대상 여부와 관계없이 모든 외국인이 인간으로서 기본적인 의료권을 보장받을 수 있도록 실질적인 제도 개선이 시급하다는 사회적 요구에 법무부가 어떻게 응답할지 의약·보건 분야의 이목이 쏠리고 있다. 이 사안은 우리 사회의 의료 형평성과 인권 수준을 가늠하는 중요한 척도가 될 것이며, 지속적인 관심과 제도적 노력이 반드시 뒤따라야 할 과제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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