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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26 제주 임신부, 헬기 타고 생명 위협…의료 붕괴 경고등

고진아 기자

양막파열로 생명이 위급했던 임신 24주차 20대 임신부가 제주도 내 의사 부족으로 끝내 부산까지 헬기로 이송된 충격적인 사건은 생명의 시작점에서부터 위협받는 제주 고위험 임신부들의 절박한 현실을 단적으로 보여줬다.

이 같은 고위험 임신부의 타 지역 헬기 이송은 이미 심각하게 급증하는 추세다. 제주도 소방안전본부 자료에 따르면, 2023년 9명, 2024년 9명으로 유지되던 이송 건수는 2025년 18명으로 두 배나 늘었다. 2026년 현재까지도 이미 10명의 고위험 임신부가 생사의 기로에서 제주를 떠나 타 지역으로 옮겨졌다. 2024년부터 2026년 5월까지 제주 전체 응급분만 산모 336명 중 약 10%에 달하는 34명이 헬기로 타 지역 병원에 이송된 실정이다.

문제의 근본 원인은 열악한 제주 지역 의료 인프라에 있다. 신생아 중환자실 부족, 의사 부족으로 인한 수술 불가, 응급의료 체계 미비 등이 복합적으로 작용하며 고위험 임신부와 신생아 진료 공백을 야기하고 있다. 현재 제주도 내 6개 종합병원 중 일반 분만이 가능한 의료기관은 제주대학교병원과 서귀포의료원 단 2곳뿐이다. 특히 지역 거점 병원인 제주대학교병원마저도 신생아중환자실이 이미 포화상태로, 고위험 신생아를 받아들일 여력이 없어 신생아 건강에도 비상등이 켜졌다.

2026 제주 임신부, 헬기 타고 생명 위협…의료 붕괴 경고등
[사진=연합뉴스]

전날 발생한 부산 이송 외에도 지난 5월에는 조기 출산 위험이 있는 임신 30주차 30대 임신부가 수술 불가 판정을 받아 부산으로 이송됐고, 조산 위험 임신 19주차 임신부 또한 대전으로 옮겨졌다. 이처럼 고위험 임신부들은 필요한 순간 제주에서 제대로 된 의료 서비스를 받지 못하고 다른 지역으로 떠나야만 하는 현실에 처해 있다.

정부와 제주도도 손을 놓고 있는 것은 아니다. 정부는 제주대학교병원을 고위험 임신부와 신생아 모자의료 진료협력체계 지역으로 추가하며 협력 강화를 모색했다. 제주도 역시 전담팀을 운영하며 문제 해결을 위해 노력 중이다. 하지만 현장의 절박한 현실은 이러한 노력이 역부족임을 여실히 보여준다. 의료계에서는 24시간 운영 가능한 거점 분만 시스템 구축, 의료 인력 확충, 그리고 저평가된 산부인과 수가 현실화 등을 지속적으로 요구하고 있다.

제주 지역 고위험 임신부와 신생아들이 생사의 기로에서 헬기에 몸을 싣는 현실은 단순한 지역 문제를 넘어 저출산 시대 국가적 의료 시스템의 붕괴를 경고하는 중요한 시그널이다. 정부와 제주도의 현행 노력만으로는 역부족이며, 의료 인력 확충, 수가 현실화, 24시간 거점 분만 시스템 구축 등 근본적이고 실효성 있는 대책 마련이 시급하다. '응급진료 협력체계'가 '긴급 이송'의 대체제가 아닌, 실질적인 '생명 보호' 시스템으로 기능하기 위한 강력한 의지와 정책적 지원이 절실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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