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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Photo : ⓒ의협 유튜브 영상화면 갈무리)
▲세계의사회(WMA) 바브 회장

전 세계 115개국 의사회와 900만명 이상의 의사들을 대표하는 세계의사회(WMA)의 데이비드 바브 회장이 한국의 수술실 CCTV 설치 의무화 법안 추진을 반대하는 입장을 담은 영상 메시지를 대한의사협회 측에 전해왔다.

바브 회장은 지난 18일 이메일 서신에 이어 이번에는 영상을 통해 "세계의사회는 환자와의 신뢰와 확신을 깨뜨릴 수 있는 CCTV 설치 의무화 법안 추진에 반대하는 대한의사협회 입장을 지지하며 하루속히 동 법안이 폐기되길 촉구한다"고 재차 입장을 밝혔다.

바브 회장은 "수술이나 투약, 의학적 자문 등 의료행위에 해당되는 것들은 모두 환자와 의사간의 상호 신뢰와 확신을 기반으로 하고 있다. 이것을 담보할 수 있는 핵심적 요소는 바로 사생활의 보호"라며, "수술실 내 강제적인 CCTV 감시는 끊임없는 상호 불신을 야기시킬 뿐 아니라 수술실에서의 의료행위와 진료실에서 이뤄지는 그 어떠한 치료과정에서도 도움이 되지 않는다"고 강조했다.

특히 지속적인 감시로 인해 많은 의사들이 큰 위험을 감수하면서까지 중증 환자의 치료에 전념할 것인지에 대해 다시금 생각하게 만들 것이라는 우려를 표명했다. 바브 회장은 "수술실 CCTV 설치가 의사와 환자간의 신뢰를 무너뜨릴 뿐만 아니라 궁극적으로는 다수의 환자들에게 절대적으로 필요한 치료 선택의 기회를 줄이게 될 것"이라며 "이 법안은 실로 '(조지) 오웰'적인 성격이 짙어서 자유시민국가라고 하기보다는 전체주의 국가적인 사고에 가깝다"고 주장했다.

그는 또, "세계의사회는 비전문적, 비윤리적 혹은 기만적인 행위를 확인하고 제거해야 한다는 점에는 강력히 동조하지만 CCTV 설치 의무화 같은 법으로 강제화 보다 적절한 방법들이 있다"며, 의료 질 향상을 위한 프로토콜, 동료평가, 전문적 협력 등의 대안을 제시했다. 이를 통해 의료행위의 안전성을 높이고 치료결과를 더욱 개선시킨다는 과학적 근거도 있다고 설명했다.

덧붙여 바브 회장은 "수술실에서의 감시를 통한 위협과 불신을 퍼트리는 대신, 사생활을 존중하고 전문성과 윤리 행동을 촉진하는 자유 사회의 이념을 따라줄 것을 촉구한다"고 전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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