우울증을 앓고 있는 사람은 그렇지 않은 사람들에 비해 체온이 더 높은 경향이 있다는 연구 결과가 발표됐다.


캘리포니아대 샌프란시스코 캠퍼스(UCSF) 정신의학과 연구팀은 우울증을 앓고 있는 사람들은 체온이 더 높아 이들의 체온을 낮추는 것이 정신 건강에 도움 될 수 있다는 사실을 발견했다. 연구팀은 지난 2020년 초부터 7개월간 106개국​ 2만명 이상 참가자들의 데이터를 분석했다. 연구팀은 참가자들의 체온을 월별 우울증 증상 점수와 비교해 우울증과 체온 사이의 상관관계를 분석했다. 체온은 크게 ▲설문조사를 통한 자가 측정 체온(2만880명)과 ▲스마트링(휴대용 센서)을 통해 측정한 체온(2만1064명) 등 2가지 방법으로 수집했다. 참가자들의 평균 연령은 약 46세로 비슷했다.


연구 결과, 우울증이 심각할수록 참가자의 체온이 더 높았다. 또 하루 동안 체온의 기복이 적은 사람일수록 우울증 심각도가 더 높았다. 캘리포니아대 샌프란시스코 캠퍼스 정신의학과 애슐리 메이슨 교수는 "다양한 지리적 특성을 가진 사람들을 대상으로 자가 보고와 웨어러블 센서를 모두 사용해 측정한 체온을 통해 우울증과의 연관성을 조사한 최대 규모 연구"라며 "이를 바탕으로 새로운 우울증 치료법 개발을 기대할 수 있을 것"이라고 말했다.


연구팀은 '따뜻한 물로 정기적으로 목욕을 하면 우울증 감소에 큰 효과를 볼 수 있다'는 기존 연구 결과의 추정 원인에 대해서도 설명했다. 따뜻한 물로 목욕하고 나면 땀을 흘리는 등 신체가 스스로 냉각 작용을 거치기 때문이다. 때문에 연구팀은 찬물보다 따뜻한 물로 목욕을 하는 것이 체온을 더 오랜 시간 떨어뜨릴 수 있다고 밝혔다. 메이슨 교수는 "아이러니하게도 사람의 몸을 따뜻하게 하는 것은 단순히 얼음 목욕을 통해 사람들을 식히는 것보다 더 오래 지속되는 반동 체온 저하로 이어질 수 있다"고 말했다.

다만 이 연구는 우울증이 체온을 높이는 것인지, 체온이 높아서 우울증을 유발하는 것인지에 대한 정확한 인과관계는 밝히지 않았다. 우울증 환자의 체온 상승이 ▲자가 냉각 능력 감소 ▲대사 과정에서의 발열 증가와 관련이 있는지에 대해서도 명확히 밝히지 못했다는 한계가 있다.

이 연구 결과는 '사이언티픽 리포트(Scientific Reports)'에 최근 게재됐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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