커피는 이뇨 작용을 하는 카페인이 다량 들었다. 마신 양의 1.5배에 달하는 수분을 배출해, 한 잔만 마셔도 체내 수분이 부족해진다는 소문으로 악명이 높다. 사실일까?
카페인의 이뇨 작용은 다음과 같은 방식으로 일어난다. 카페인은 아데노신 수용체에 아데노신 대신 결합해 콩팥 혈관을 확장한다. 그러면 나트륨과 수분 배출이 촉진돼 소변량이 늘어난다. 카페인은 항이뇨호르몬인 바소프레신 작용을 억제함으로써 소변량을 늘리기도 한다. 방광 배뇨근을 자극해 소변이 차지도 않았는데 화장실에 가고 싶게 하는 것이다.
다만, 하루에 커피 한 잔 정도로 몸에 수분이 부족해지지는 않는다. 탈수는 카페인을 지나치게 많이 섭취했을 때에나 문제가 된다.
미국 메이요 클리닉 소속 영양학 전문가 캐서린 제라츠키는 "일반적인 카페인 음료의 경우, 카페인의 이뇨 작용으로 손실되는 수분이 음료의 수분으로 상쇄된다는 연구 결과가 많다"며 "고용량의 카페인을 한 번에 복용하면 수분 손실이 커질 수는 있다"고 설명했다.
보통의 커피 한 잔으로는 체수분 불균형이 생기진 않는다는 실험 결과도 있다. 미국 알칸소대와 그리스 하로코피오대 공동 연구팀은 평균 나이 27세의 건강한 성인남녀 10명이 커피를 마시게 한 후, 수분 손실량을 측정하였다. 연구팀은 참여자들에게 물 200mL, 저카페인 커피(체중 1kg당 카페인 섭취량 3mg) 200mL, 고카페인 커피 (체중 1kg당 카페인 섭취량 6mg) 200mL를 한 번에 하나씩, 총 세 번에 걸쳐 마시게 했다. 각 음료를 마시는 실험 사이에는 적어도 5일의 시간 간격을 뒀다. 참여자들은 음료를 마신 후 3시간 동안 실험실에 머무르며 60분 간격으로 소변을 채취했다.
실험 결과, 1kg당 3mg(저카페인 커피)을 섭취하는 것으로는 체내 수분 균형이 깨지지 않았다. 참여자들은 물과 저카페인 커피를 마신 후 평균적으로 300mL 중후반대의 소변을 배출했다. 이들이 저카페인 커피로 섭취한 카페인 함량은 평균 267mg이었다. 주변 카페에서 마신 커피 한 잔의 카페인 함량은 이보다 낮을 가능성이 크다.
한국소비자원이 국내 테이크아웃 원두커피 36개를 조사한 결과, 한 잔당 평균 카페인 함량은 아메리카노가 125mg, 콜드브루가 212mg이었다.
다만, 고카페인 커피를 마신 후엔 소변량이 확연히 늘었다. 참여자들은 고가페인 커피를 마신 후로부터 3시간 동안 이뇨 작용으로 소변 평균 613mL를 배출했다. 이들이 고카페인 커피로 섭취한 카페인 함량은 평균 537mg이었다.
대한민국 성인의 카페인 하루 섭취 권장량은 400mg 미만이므로 이를 초과하지 않는 것이 좋다.
Copyright © 의약일보