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국인은 술을 너무 많이 마신다. 세계보건기구(WHO)에서 추산한 2019년 한국인 1인당 연간 알코올 소비량은 8.7ℓ리터로 세계 평균 알코올 소비량인 5.8ℓ보다 절대적 소비량이 높은 국가로 꼽힌다.


과도한 음주는 치매, 뇌질환, 확장성 심근증, 췌장염, 암 등 우리 몸에 여러 질병을 유발할 수 있다. 뿐만 아니라 우울, 자살, 인지 기능 저하 및 음주 관련 범죄 등 다양한 사회 문제의 원인이 된다. 알코올이 간에 미치는 영향에 대해서는 널리 알려져 있는데, 알코올은 간세포에 지방을 축적시키고, 간세포를 손상시켜서 장기간의 과다한 음주는 간질환의 주요 원인이 된다.


과음을 하는 것도 문제지만 소량의 술만 마셔도 뇌에는 나쁜 영향을 미친다는 연구 결과가 있다. 미국 웨슬리대 생명과학과 연구팀이 1800여명의 뇌 자기공명영상촬영(MRI) 결과를 분석했더니 아주 적은 양의 술도 뇌의 용적을 감소시키는데 영향을 미치는 것으로 밝혀졌다.


연구팀은 음주량이 적은 그룹(주당 1잔~7잔)과 적당한 그룹(주당 8잔~14잔), 많은 그룹(주당 14잔 이상) 등 3개 그룹으로 나눠 연구를 하였다. 그 결과, 주당 14잔 이상 음주한 사람들의 뇌 용적은 술을 전혀 마시지 않은 사람들에 비해 평균 1.6% 감소해 있었다.


또 술을 적게 마시는 그룹에서 많이 마시는 그룹으로 올라갈수록 뇌의 용적은 0.25%씩 더 감소하는 결과를 보였다. 연구팀의 캐롤 앤 폴(Carol Ann Paul) 교수는 "아주 적은 양의 술도 뇌의 양을 감소시키는 영향을 미칠 수 있다. 특히 알코올 흡수가 빠른 특성 때문에 여성 음주자들이 남성보다 더 큰 영향을 받을 수 있다"고 말했다.


평생 뇌 용적에 변화가 없는 사람도 있지만 일반적으로 뇌 용적은 나이가 들면서 줄어드는 게 자연스런 현상이다. 그러나 폴 교수는 "술은 뇌의 용적을 매우 빠르게 감소시킬 수 있다"고 강조했다.


미국 노스캐롤라이나대 정신과 제임스 가벗 교수(정신건강의학과)는 "이 연구 결과는 알코올이 뇌의 구조와 기능에 해로운 영향을 미친다는 가설을 확증시킨 의미를 갖는다"고 평가했다.


이 연구 결과(Association of alcohol consumption with brain volume in the Framingham study)는 ≪미국의사협회저널 신경학(JAMA Neurology)≫에 실렸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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