쌀밥을 크게 한술 떠 젓갈을 얹어 먹다 보면 어느새 빈 그릇을 마주하게 된다. 그만큼 젓갈은 '밥도둑'으로 통하고 있다. 입맛이 없을 때 젓갈을 한두 번 먹는 건 괜찮지만, 자주 섭취하면 건강에 악영향을 미칠 수 있어 주의가 필요하다.

젓갈은 절임류로 나트륨 함량이 높다. 국가표준식품성분표에 의하면 100g을 기준으로 나트륨 함량은 명란젓 2232mg, 어리굴젓 2347mg, 전복젓갈 2000mg, 오징어양념젓갈 2278mg, 낙지양념젓갈 1363mg이다. 명란젓만 놓고 봐도, 한 끼 식사에 50~60g의 덩어리 하나를 먹을 때마다 약 1116~1339mg의 나트륨을 섭취하는 셈이다. 세계보건기구(WHO) 하루 권고량이 2000mg(소금 5g)인 것을 감안한다면 상당히 많은 양이다.


나트륨은 세포외액의 가장 중요한 성분으로, 삼투압을 결정해 혈액량을 조절하는 역할을 한다. 그러나 많이 섭취하면 혈관 내 삼투압이 상승하면서 혈액량이 증가해 혈관이 팽창하고, 혈관 내부의 압력이 높아져 고혈압이 발생할 수 있다. 결과적으로 신장의 사구체와 주변 혈관에 높은 압력이 전해지면서 사구체와 혈관이 손상될 가능성이 높다.


사구체의 허혈성 손상이 지속되면 만성 신장병이 될 수 있다. 나트륨은 골밀도와도 관련이 있다. 나트륨 섭취로 몸속 염분 수치가 올라가면 신장에서 소변으로 나트륨을 배설하려고 한다. 이때 나트륨과 함께 칼슘이 함께 배출돼 혈액 내 칼슘이 부족해진다. 이를 보충하기 위해 뼛속 칼슘을 이용하기 때문에 골감소증, 골다공증이 생길 수 있는 것이다.


젓갈은 세계보건기구(WHO) 산하 국제암연구소(IARC)가 1군 발암물질로 분류한 음식이다. 젓갈이 1군 발암물질에 포함된 이유는 나트륨과 여러 식품첨가제 때문이다. 소금과 식품첨가제 중 아질산나염이 젓갈 속 단백질과 만나면 니트로사민이라는 발암물질을 만들어낸다. 젓갈은 가열하지 않고 조리하는데, 이게 발암물질의 원인이 되기도 한다. 또, 가열하지 않은 음식은 세균과 바이러스가 남아있을 가능성이 높다.


젓갈은 아미노산이 풍부하고 소화 흡수가 잘 된다는 장점도 있다. 젓갈을 도저히 멀리할 수 없다면 채소와 함께 먹어보자. 채소와 함께 젓갈을 먹으면 염분 농도가 옅어져 맛이 덜 짜지고, 채소에 있는 칼륨이 염분을 체외로 배출해 준다. 특히 시금치, 당근, 상추 등 녹황색 채소에는 칼륨이 많다. 젓갈을 먹기 전에 물에 한 번 씻는 것도 나트륨 섭취량을 줄이는 데 도움이 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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