변비의 기준이 뭘까? 매일 변을 보지 않으면 변비일까?


실제 변을 자주 보지 않으면 건강이 안 좋다고 생각해 변비약을 먹거나, 심지어 암은 아닌지 걱정하는 사람들이 있다. 하지만 일주일에 3번이라도 변을 보면 정상적인 배변 상태일 가능성이 크다.


대변은 우리가 섭취한 음식물 중 소화·흡수되지 않은 찌꺼기와 장내 미생물 등이 충분히 쌓여야 몸 밖으로 배출된다. 사람마다 섭취하는 음식물 양이 다르기 때문에 변을 보는 횟수가 다른 것은 당연한 현상이다.


일주일에 3회 이상 변을 보면서도 과도하게 힘을 줘야 하는 경우, 잔변감이 생기는 경우, 인위적으로 항문에서 변을 빼내거나 회음부를 눌러야 하는 등 손 동작이 필요한 경우엔 실제 변비일 수 있어 병원을 찾아 정확한 상태를 파악하는 것이 권장된다.


대변 모양을 확인하는 것도 도움이 된다. 경련성 변비의 경우 매일 혹은 이틀에 한 번 꼴로 토끼 똥처럼 작고 동글한 변을 본다. 이완성 변비는 불규칙하게 변을 보면서 굵고 딱딱한 대변을 한꺼번에 많이 보는 특징을 보인다. 이완성 변비는 보통 대장 운동이 저하되면서 변을 항문으로 밀어내는 힘이 약해져서 발생한다.


쾌변을 보려면 평소 3대 영양소 비율을 맞춘 식사를 하는 게 좋다. 그러나 무조건적인 저탄수화물 식이요법은 좋지 않다. 탄수화물 섭취량이 갑자기 100g 이하로 줄면 지방을 분해할 때 '케톤'이라는 대사성 물질이 생겨나고 소변량이 증가하게 된다. 체내 수분이 급격하게 줄어들면 딱딱한 변이 만들어져 변비가 악화될 수 있기 때문이다. 탄수화물을 줄이더라도 탄수화물, 단백질, 지방의 3대 영양소 비율을 5대2대3 이상으로 유지하는 게 좋다.


식이섬유를 충분히 먹는 것도 중요하다. 섬유질은 자기 무게의 40배나 되는 수분을 흡수해 변의 양을 늘려주고 부드럽게 만들어 주며 변이 장을 통과하는 시간을 줄일 수 있다. 식이섬유가 풍부한 대표적인 식품으로는 미역, 다시마, 톳, 김, 매생이 등 해조류가 있다. 매일 아침 일어나서 물을 한 컵 마시는 것도 장 운동을 촉진한다.


변을 자주 봐야 한다는 강박관념 때문에 변비약을 습관적으로 복용하는 것은 위험하다. 변비약을 복용해도 변이 체외로 나올 정도로 충분히 쌓이지 않으면 약을 먹어도 매일 대변을 볼 수 없다. 오히려 장을 자극해 변비나 설사 등을 유발할 수 있어 주의해야 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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