날씨가 따뜻해지면서 강으로 민물고기 낚시를 하러 가는 사람들이 늘고 있다. 낚시로 잡은 민물고기로 음식을 만들 예정이라면 충분히 익혀서 구이, 탕 등으로 요리해 먹도록 해야 한다. 민물고기를 회로 먹으면 간흡충에 감염돼 담도·담낭에 이상이 생길 수 있기 때문이다.


간흡충은 기생충의 일종으로, 쓸개즙이 내려오는 담관에 기생하면서 여러 병을 유발한다고 알려져 있다. 질병관리청 조사에 따르면, 간흡충은 국내에서 가장 많이 확인되는 장내 기생충이기도 하다. 감염되면 3~4주 잠복기를 거쳐 담관염 등이 발생하며, 발열·복통과 같은 증상도 일시적으로 나타난다. 소화불량, 황달, 식욕부진, 설사 등이 동반될 수 있지만, 특별한 증상이 없어 감염 사실을 눈치 채지 못하는 경우가 많다.


간흡충이 계속 담도 벽에 붙어 만성 염증을 일으키면 담도·담낭암으로도 이어질 수 있다. 세계보건기구(WHO) 역시 간흡충을 담도암의 주요 원인으로 지목했다. 담도·담낭암은 조기 발견이 어려워 생존율이 낮은 암에 속한다. 황달, 소화불량, 체중감소 등과 같은 증상이 생겨 검사를 받으면 이미 치료가 어려울 정도로 암이 진행된 상태일 때가 적지 않다. 간흡충 감염 외에 담관낭종, 담관기형 등도 원인이 된다.


간흡충에 감염되지 않으려면 민물고기는 반드시 익혀 먹어야 한다. 민물고기를 손질하는 과정에서 도마, 칼 등 조리 기구가 간흡충 유충에 오염될 수 있으므로, 사용한 기구는 끓는 물에 10초 이상 가열 후 재사용하는게 좋다. 민물고기를 먹고 이상 증세가 발생했을 때는 병원을 방문해 검사를 받아보는 것을 권한다.


한편, 소 생간을 먹은 뒤 몸살 증상이 생겼을 경우엔 '개회충' 감염을 의심할 필요가 있다. 개회충 역시 간흡충 못지않게 많이 감염되는 기생충 중 하나다. 개회충이 혈액을 통해 장기로 이동하면 염증을 일으키고, 눈, 뇌까지 이동해 눈이 침침해지거나 눈에 부유물이 생기는 경우도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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