페트병 형태의 음료는 편리하지만 주의사항도 그만큼 많다. 한 번이라도 병 입구에 입이 닿으면 세균 번식의 위험이 높기 때문이다. 세균이 번식한 물은 복통이나 설사, 식중독 등을 일으킬 수 있다. 개봉하지 않은 페트병이라도 잘못 보관하면 품질이 떨어질 수 있어 주의가 필요하다. 안전하게 페트병 물을 마시는 방법을 알아본다.


페트병에 든 물은 뚜껑을 따는 순간부터 세균이 번식하기 시작한다. 한국수자원공사에 따르면 페트병 생수를 개봉하자마자 물 1ml당 1마리의 세균이 검출됐다. '한 마리 쯤이야'라고 생각할 수 있으나, 여기서 입을 대는 순간 세균은 급증한다. 입속의 침이 물속으로 들어가 세균이 번식하는 것이다.


수자원공사 실험 결과, 뚜껑을 연 페트병에 입을 대고 물을 한 모금 마셨더니 세균이 900마리로 늘었다. 입 댄 페트병을 하루 동안 보관했더니 4만 마리가 넘는 세균이 생존하고 있었다. 입을 댄 후 페트병 생수는 먹는 물의 기준을 벗어난 셈이다. '먹는 물 수질기준 및 검사 등에 관한 규칙'을 살펴보면, 먹는 물은 물 1ml당 세균 100마리 미만이어야 한다. 세균 100마리가 넘으면 먹을 수 없는 물에 해당한다.


입을 대지 않고 마셔도 세균의 위험에서 벗어나기란 어렵다. 페트병을 한 번 개봉하면 공기 중의 있는 세균이 생수로 유입될 가능성이 높아진다. 세균이 번식하는 데 경우의 수는 무척 다양하기 때문에 가급적 개봉한 뒤 냉장보관하거나 빨리 마시는 게 좋다.


개봉하지 않은 페트병 생수도 직사광선이 들지 않는 곳이나 냉장고에 보관하는 게 안전하다. 미개봉 생수라도 시간이 지나면 변질 위험이 있다. 외부에서 병을 투과해 들어오는 고온이나 직사광선 등에 악영향을 받는다. 발암물질인 포름알데히드나 아세트알데히드 등 검출 위험도 높다.


지난 2022년 국내 페트병 생수 3종과 수입 생수 1종을 대상으로 여름철 오후 2~3시, 자외선 강도 50도 정도 조건에서 15일간 노출시킨 뒤 수질을 검사했더니 포름알데르드와 아세트알데히드 등이 검출됐다는 실험 결과가 있다.


세균 번식을 막기 위해서는 페트병 생수를 컵에 따라 마시는 게 좋다. 한 번 개봉한 물은 가급적 하루를 넘기지 않도록 빨리 마셔야 한다. 개봉 후 3일 넘게 방치된 물은 과감히 버리는 게 건강에 이롭다.


페트병을 재사용하는 건 안 된다. 식품의약품안전처는 페트병 입구는 좁고 깨끗하게 세척하거나 말리는 게 어려워 미생물 오염 가능성이 있어 일회용으로 사용할 것을 권고하고 있다. 실제 서울시가 숙박업소에서 재사용한 500mL 생수병을 분석한 결과 기준치의 50배에 달하는 세균이 검출됐다는 보고도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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