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치료법 없던 희귀 뇌질환 '크라베병'… 국내 연구진, 유전자 편집으로 고친다

이호신 기자 기자
뇌질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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근본적인 치료법이 없던 희귀 유전성 뇌질환인 '크라베병(Krabbe disease)'을 차세대 유전자 편집 기술로 치료할 수 있는 가능성이 국내 연구진에 의해 세계 최초로 확인됐다.

세브란스병원 재활의학과 조성래 교수, 서울대학교 의과대학 생화학교실 배상수 교수·남배근 박사, 연세대 융합보건의료대학원 서정화 교수 공동 연구팀은 차세대 유전자 편집 기술을 적용한 동물 실험을 통해 크라베병의 치료 가능성을 입증했다고 18일 밝혔다. 이번 연구 결과는 유전체 의학 분야의 세계적 국제학술지인 '게놈 메디신(Genome Medicine)' 최신호에 게재됐다.

크라베병은 뇌와 신경을 감싸 보호하는 절연체인 '수초(미엘린·myelin)'가 파괴되는 희귀 유전질환이다. 우리 몸에서 지방 성분인 갈락토실세라마이드를 분해하는 효소(GALC) 유전자에 돌연변이가 생기면서 발생한다. 이 효소가 제 기능을 못 하면 신경 독성물질인 '사이코신(psychosine)'이 뇌에 지속적으로 축적된다. 이로 인해 수초 형성이 방해받고 뇌 속 신경 연결망이 무너지면서 심각한 신경 퇴행과 운동 장애를 유발하지만, 그동안은 증상을 완화하는 것 외에 근본적인 치료법이 전무한 실정이었다.

연구팀은 돌연변이 유전자를 무리하게 잘라내지 않고도 정상적으로 기능하도록 바꾸는 '아데닌 염기 교정 유전자가위' 기술에 주목했다. 유전자가위는 세포 내 특정 유전정보를 선택적으로 교정하는 기법이다.

연구팀은 크라베병을 유발한 실험용 쥐의 뇌 내에 아데닌 염기 교정 유전자가위를 주사한 뒤, 돌연변이가 일어난 아데닌(A) 염기를 정상적인 구아닌(G) 염기로 교체하는 치료를 시도했다.

결과는 성공적이었다. 치료 후 5주가 지나자 돌연변이 상태였던 갈락토실세라마이드 분해 효소가 정상적으로 발현하기 시작했다. 뇌 속 독성물질인 사이코신 축적이 유의미하게 감소하면서 파괴되었던 뇌의 수초가 다시 회복되는 양상을 보였다. 특히 쥐의 운동 기능이 크게 향상되어 정상 쥐의 약 65% 수준까지 회복되는 치료 효과를 거뒀다.

세브란스병원 재활의학과 조성래 교수는 "이번 연구는 차세대 유전자 편집 기술인 아데닌 염기 교정 요법이 크라베병의 근본적인 치료법으로 적용될 수 있음을 증명한 첫 사례"라며 "향후 크라베병뿐만 아니라 뇌신경계에 발생하는 다양한 희귀난치성 유전질환의 치료제 개발에도 획기적인 전환점이 될 것으로 기대한다"고 전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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