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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가까스로 합헌" 변시 5년 제한, 헌재 모성 보호 외면…출산 여성 법조인 꿈 '빨간불'

고진아 기자

대한민국 헌법재판소는 임신과 출산을 이유로 변호사시험 응시 5년 제한의 예외를 인정하지 않는 변호사시험법에 대해 대다수 재판관이 「헌법불합치」 의견을 냈음에도 불구하고 「가까스로 합헌」이라는 아이러니한 결정을 내렸다. 이 결정은 출산을 계획하는 여성 법조인 지망생들에게 청천벽력과 같은 소식으로 다가오며, 저출산 시대에 국가의 모성 보호 의무에 대한 중대한 질문을 던지고 있다.

헌재는 재판관 4(합헌)대 5(헌법불합치) 의견으로 갈렸으나, 헌법불합치 결정을 위한 정족수 6명에 미치지 못해 최종 합헌 결론이 났다. 이번 청구인 김누리씨는 2016년 로스쿨 졸업 후 변시 불합격, 두 자녀 출산으로 2020년 시험에서 '오탈자'(응시 기회 5년 5회 제한에 걸려 더 이상 시험을 볼 수 없게 된 사람)가 되어 더 이상 시험을 칠 수 없게 됐다. 김씨는 병역의무 이행 기간만 응시 제한 예외로 규정한 현행 변호사시험법 7조 2항이 평등권과 직업선택의 자유를 침해한다고 주장했다.

합헌 의견을 낸 김형두, 정정미, 정형식, 조한창 재판관은 병역의무 예외가 헌법에 따른 것이며, 다른 사유 예외 인정 시 입법의 어려움과 시험 제도 신뢰 저하를 우려했다. 반면 김상환, 김복형, 정계선, 마은혁, 오영준 재판관은 「국가의 모성 보호의무」를 강조하며 헌법불합치 의견을 냈다. 이들은 임신·출산으로 시험에 제대로 응시하지 못한 준비생의 직업선택의 자유 침해를 지적하며 「적정한 출산율과 인구는 국가 존립과 발전의 기본적 요소」라고 역설했다.

[사진=연합뉴스]

이러한 논쟁은 현실의 통계와 맞닿아 있다. 올해 제15회 변호사시험 여성 접수자 1,897명 중 88.2%인 1,674명이 25세 이상 35세 미만이었다. 임신과 출산이 집중되는 이 연령대가 변시 준비 기간과 겹치면서, 여성 법조인 지망생들에게 모성 보호는 중대한 선택의 문제이자 필수적인 사회적 고려사항이 되고 있다.

과거 일관된 합헌 결정 속에서 이번에 헌법불합치 의견이 5명으로 늘어난 것은 제도 변화의 조짐을 시사한다. 김누리씨 대리인 박은선 변호사는 헌재 결정에 대해 「낙태죄 헌법불합치를 선언한 헌재가, 대체 왜 변호사시험에선 법리가 일관되지 않은 것인지 알 수 없다」고 강하게 비판했다. 아울러 지난해 12월, 국민권익위원회는 법무부에 자녀 출산 시 1년의 기간을 응시 기간에 산입하지 않도록 변호사시험법 7조를 개정하라고 권고한 바 있다.

오늘(2026년 6월 4일), 이번 '가까스로 합헌' 결정은 법적으로 현 제도를 유지하게 했지만, 헌법불합치 의견이 다수를 차지했다는 점에서 제도 개선의 필요성을 강력히 시사한다. 저출산 문제 해결이 국가적 과제로 대두되는 2026년 현재, 여성의 모성 보호와 직업 선택의 자유를 조화롭게 보장할 수 있는 입법적 노력이 시급하다는 목소리가 더욱 커질 것으로 전망한다. 이 문제는 단순히 법률가만의 문제가 아닌, 사회 전체의 모성 보호와 지속가능성을 위한 핵심 과제로 인식되어야 할 것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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