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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그러고도 의사야?」 강남역 피부과 90%가 질환 외면

고진아 기자

2026년 현재, 서울 강남역 인근 '피부과' 간판을 단 40곳 중 37곳이 아토피나 두드러기로 고통받는 환자들을 외면한 채 미용 시술만 고집하는 충격적인 현실이 드러났다. 지난 6월 2일 진행된 조사 결과다. 이는 지난 4월 방영된 쿠팡플레이 'SNL 코리아'의 '스마일 클리닉' 에피소드에서 환자 정이랑 씨가 절규했던 「피부과라고 해서 왔는데… 그러고도 의사야?」라는 대사를 떠올리게 한다. '진짜 피부과'는 왜 사라지고 있는가.

피부 질환 환자들의 고통은 현실이다. 아토피로 2월부터 여러 피부과를 전전한 김모 씨(34)는 '미용만 전문'이라는 이유로 진료를 거부당했다. 5월 초 원인 모를 발진으로 내원한 박모 씨(29)는 3시간 이상 대기 끝에 엉터리 진료를 받았고, 5월 대상포진 오진으로 뒤늦게 대학병원을 찾은 이모 씨(42)는 치료 시기를 놓쳐 중증 합병증을 우려하고 있다. 의료법 시행규칙 제40조에도 불구하고 '진료과목'을 작게 표기해 환자 오인을 유도하는 간판이 만연한 상황이 이들의 혼란을 가중시킨다.

이러한 현상은 구조적 문제에서 기인한다. 2024년 기준 피부과 의원 1개당 평균 건강보험 청구액은 4억2천400만원으로 타 과 대비 현저히 낮다. 반면 개원 비용은 10억~15억 원에 달해 수익성 확보가 어려운 실정이다. 이에 따라 2025년 1월부터 7월까지 신규 개설된 일반의 의원 176곳 중 무려 83%인 146곳이 피부과를 신고하는 등 일반의의 미용 시장 쏠림 현상이 심화됐다. 전문의 자격을 갖추지 않은 일반의 의원들이 미용 시술을 위주로 피부과를 개설하면서 질환 진료 공백을 초래하고 있다는 분석이다.

「그러고도 의사야?」 강남역 피부과 90%가 질환 외면
[사진=연합뉴스]

이는 1차 의료 인프라의 붕괴로 이어지고 있다. 수도권 주요 대학병원 피부과는 현재 최소 4개월 이상의 대기 기간을 요구하며 진료가 마비 상태다. 최응호 연세대 원주의대 교수는 「동네 병원에서 진료받아야 할 경증 질환 환자들이 대학병원으로 몰리면서 의료 시스템 전반에 과부하를 초래한다」고 지적했다. 김범준 중앙대 의대 피부과 교수는 「경증으로 끝날 질환이 치료 시기를 놓쳐 중증화 위험이 커지고 있다. 이는 결국 국가 의료비 부담 증가로 이어진다」고 경고했다.

국민 건강권 보장과 붕괴 위기의 1차 의료 인프라 회복을 위해 정부의 적극적인 정책 실행이 시급하다. 보건복지부는 지난 6월 4일 비전문의 의원 간판에서 '진료과목' 표기를 삭제하는 등 의료법 시행규칙 개정을 검토 중이라고 밝혔다. 보건복지부 관계자는 2026년 하반기 시행규칙 개정을 추진해 환자들이 미용 진료와 질환 진료를 명확히 구분하고, 필요할 때 적절한 '진짜 피부과' 진료를 쉽게 받을 수 있는 기본 접근성을 확보할 수 있도록 하겠다고 전했다. 이러한 사회적 시스템 구축을 통해 국민 건강 증진에 기여해야 할 것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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