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당뇨병 '3개월' 놓치면 5년 사망률 69%↑

고진아 기자

당뇨병 진단 후 '조금 늦게 치료해도 괜찮겠지'라는 안일한 생각이 당신의 생명을 위협할 수 있다는 충격적인 연구 결과가 2026년 현재 공개됐다.

강북삼성병원·서울대병원·성균관대 약대 공동 연구팀이 국제학술지 「JAMA 네트워크 오픈」에 발표한 최신 연구에 따르면, 제2형 당뇨병 진단 후 3개월 이내에 약물 치료를 시작한 환자들이 1년 이상 치료를 미룬 환자들보다 5년 내 전체 사망 위험이 무려 69% 낮은 것으로 확인됐다. 당뇨병은 단순 혈당 문제가 아닌 혈관을 망가뜨려 전신 합병증과 사망으로 이어지는 심각한 질환임에도, 진단 기준을 넘어서도 절반가량의 환자가 5년 동안 약물 치료를 시작하지 않는 것으로 나타나 의료계에 경종을 울린다.

연구팀은 2013년부터 2022년까지 국내 건강검진 및 건강보험 데이터를 활용해 제2형 당뇨병 진단 기준(당화혈색소 6.5% 이상 또는 공복혈당 126㎎/dL 이상)에 도달한 성인 2만3천452명(평균 나이 48.2세)을 분석했다. 연구 대상자들을 진단 후 약물 치료 시작 시점에 따라 ▲3개월 이내 ▲6개월 이내 ▲12개월 이내 ▲12개월 이상 지연 그룹으로 분류하여 장기적인 예후를 추적 관찰했다.

분석 결과, 진단 후 3개월 이내 약물 치료를 시작한 그룹은 1년 이상 치료를 지연한 그룹 대비 5년 내 전체 사망 위험이 통계적으로 유의미하게 69% 낮았다. 주요 심혈관 사건(심근경색, 뇌졸중, 전체 사망 포함) 위험 역시 68% 낮은 경향을 보였으나, 통계적 유의성은 확인되지 않았다. 치료 시점이 늦어질수록 보호 효과는 점차 약해지는 흐름을 보였는데, 6개월 이내 치료 시 위험은 35% 감소했으며, 12개월 이내 치료 시에는 7% 감소하는 데 그쳤다.

당뇨병 '3개월' 놓치면 5년 사망률 69%↑
[사진=연합뉴스]

이러한 조기 치료의 중요성은 '대사 기억(metabolic memory)' 또는 '레거시 효과(legacy effect)'라는 과학적 개념으로 설명된다. 고혈당 상태가 장기적으로 지속될 경우, 혈관은 비가역적인 손상을 입게 되며, 이는 나중에 혈당 조절이 잘 되더라도 장기적인 합병증 위험을 높인다. 반대로 당뇨병 진단 초기부터 혈당을 철저히 관리하면 혈관 손상 위험을 줄여 장기적인 예후를 개선할 수 있다.

많은 환자들이 당뇨병 초기에는 특별한 증상을 느끼지 못해 치료를 미루는 경향이 있다. 하지만 증상이 없어도 혈관 손상은 꾸준히 진행되어 주요 장기 손상 및 심혈관 질환, 뇌졸중과 같은 치명적인 합병증과 사망의 주된 원인이 된다. 이번 연구는 이러한 '침묵의 살인자' 당뇨병의 본질을 다시 한번 일깨우는 강력한 경고다.

최근 당뇨병 치료 환경의 변화 또한 조기 치료의 중요성을 뒷받침한다. 2018년 이후 진단된 환자 그룹에서는 조기 치료의 심혈관 보호 효과가 더 크게 관찰되었는데, 이는 GLP-1 수용체 작용제(GLP-1 RA)와 SGLT-2 억제제 등 단순 혈당 조절을 넘어 심혈관 및 신장 보호 효과까지 입증된 새로운 계열의 약물 도입 영향일 가능성이 높다고 연구팀은 제시했다. 이들 약물이 조기 치료의 시너지 효과를 높이는 데 기여했을 수 있다는 분석이다.

이번 연구는 당뇨병이 단순 혈당 수치 조절을 넘어 초기 대응이 곧 생존율을 결정하는 질환임을 명확히 보여준다. 연구팀은 보건당국과 의료진이 당뇨병 조기 진단 및 신속한 약물 치료 개시 전략을 적극적으로 마련하고, 환자들에게는 증상 유무와 관계없이 진단 즉시 적극적인 약물 치료에 임해야 한다는 강력한 메시지를 전달해야 한다고 강조했다. 특히 GLP-1 RA, SGLT-2 억제제와 같은 새로운 계열의 약물들이 제공하는 심혈관 보호 효과를 적극적으로 활용함으로써 당뇨병 환자들의 삶의 질과 생존율을 획기적으로 개선할 수 있을 것이라는 전망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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