지난해 법정 감염병 신고 환자가 20% 이상 급감하며 감염병 유행이 잦아드는 듯 보였으나, 질병관리청이 오늘(28일) 발간한 '2025년 감염병 신고 현황 연보'에 따르면 치명률 높은 카바페넴내성장내세균목(CRE) 감염증과 영유아를 위협하는 성홍열 등이 오히려 급증했고, 전체 감염병 사망자도 늘어 방역 당국에 새로운 숙제로 떠올랐다.
질병관리청 연보에 따르면, 2025년 법정 감염병 신고 환자는 총 13만9천368명(인구 10만명당 272명)으로 2024년(17만4천908명) 대비 20.3% 감소했다. 제1급 감염병은 2024년과 2025년 모두 신고 건이 없었으며, 제2급 감염병은 20.0% 줄어든 12만4천939명, 제3급 감염병은 23.2% 줄어든 1만4천429명을 기록했다.
겉으로는 감염병 환자 20.3% 감소라는 숫자에 안도할 수 있지만, 정작 감염병 사망자는 2024년 1천231명에서 2025년 1천307명으로 6.2%나 늘어 숨겨진 위험이 더욱 커지고 있다. 특히 카바페넴내성장내세균목(CRE) 감염증과 성홍열 등 특정 감염병은 환자가 급증하며 방역 당국의 경각심을 고취했다.
가장 우려되는 감염병은 CRE 감염증이다. 2025년 한 해 동안 CRE 감염증으로 인한 사망자는 무려 944명에 달해 단일 질병으로 전체 감염병 사망 원인 중 압도적 1위를 차지했다. 이는 60대 이상 고령층에서 전체 발생의 86.5%를 차지하는 만큼, 고령층에 대한 감염병 방역이 얼마나 시급한 과제인지 여실히 보여준다.
성홍열 또한 0~9세 영유아에서 86.8%가 집중 발생하며 특정 연령층의 취약성을 드러냈다. 제3급 감염병 중에서는 레지오넬라증이 전년 대비 41.6% 증가한 188명, 중증열성혈소판감소증후군(SFTS)이 64.7% 증가한 110명을 기록하며 증가세를 보였다. 이는 인공수계 시설 노후화와 고령층 증가, 그리고 이른 더위와 평균기온 상승에 따른 야외활동 증가 등 복합적인 환경적 요인이 영향을 미친 것으로 분석된다.
반면, 2025년 백일해는 88.6%(4만2천557명) 급감했고, 수두는 5.2% 줄어든 3만248명(2024년 3만1천892명)을 기록했다. 쓰쓰가무시증도 45.7% 감소한 2천863명으로 집계됐다. 코로나19 팬데믹 이후 최대 규모로 유행했던 백일해가 1년 만에 88.6% 급감한 반면, SFTS는 64.7%나 증가하는 등 감염병 지형이 급변하고 있다. 이는 팬데믹 이후 방역 완화에 따른 유행 종식 및 신고 기준 정비 효과와 더불어 과거 최대 규모로 유행했던 백일해에 대한 국민적 경각심 증가와 예방 노력의 결과로 풀이된다.
해외 유입 감염병은 총 633명으로 2024년 606명 대비 소폭 증가하며 코로나19 유행 이전과 비슷한 수준을 보였다. 유입 대륙은 아시아가 약 81.4%로 압도적인 비중을 차지해, 국제적 교류 증가와 더불어 해외 감염병 관리의 중요성을 다시 한번 상기시켰다.
감염병 발생 총량 감소라는 긍정적 지표 이면에 숨겨진 위험 요인, 즉 고령층 및 영유아 등 특정 취약 계층을 중심으로 증가하는 특정 감염병에 대한 맞춤형 방역 및 예방 전략의 시급성이 강조된다. 임승관 질병관리청장은 '신고된 데이터를 바탕으로 감염병 분석, 위험평가, 예측을 통해 감염병 유행에 선제적으로 대비하고 방역 대응도 강화하겠다'고 밝혔다. 기후 변화와 사회 구조적 변화가 감염병 발생에 미치는 복합적인 영향을 면밀히 분석하고, 지속적인 감시와 다각적인 대응 체계 구축이 필수적이다.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