복잡했던 의료데이터의 장벽이 무너지고, 대구가 인공지능(AI) 의료기기 개발의 새로운 전진기지로 떠오르고 있다.
대구시는 오는 7월 3일, 지역 내 의료데이터 활용을 활성화하고 혁신적인 AI 의료기기 개발을 촉진하기 위한 '의료데이터 활용 활성화 업무협약'을 체결한다고 29일 밝혔다. 이번 협약은 비수도권 최고 수준의 의료 인프라를 갖추고도 시스템적 한계로 인해 데이터 활용에 어려움을 겪었던 대구시가, 고질적인 문제점을 혁파하고 미래 먹거리에 집중하겠다는 강력한 의지를 담고 있다. 특히, 경북대병원, 칠곡경북대병원, 영남대병원, 계명대 동산병원, 대구가톨릭대병원 등 지역 상급종합병원 5곳을 필두로 케이메디허브, 대구디지털혁신진흥원, 한국산업기술시험원, 대구테크노파크를 포함해 총 14개 기관·단체가 참여하는 전례 없는 대규모 협력이라는 점에서 업계의 이목이 집중되고 있다.
이번 협약의 핵심은 병원별로 달랐던 의료데이터 관리 기준과 복잡한 기관생명윤리위원회(IRB)·데이터심의위원회(DRB) 절차를 통합하는 '공동 IRB·DRB' 체계 구축이다. 기존에는 개별 병원 심사로 30일 이상 소요되던 의료데이터 활용 승인 기간이 공동 심사를 통해 '20일 이내'로 획기적으로 단축된다. 이는 의료 AI 기기 개발 기업들이 체감하는 시간과 비용 부담을 대폭 경감시켜, 연구 개발 주기를 단축하고 시장 출시를 가속화하는 데 결정적인 역할을 할 것으로 기대된다. 기업들은 데이터 접근성과 효율성이 증대됨으로써 보다 신속하게 혁신적인 AI 솔루션을 개발할 수 있는 환경을 갖추게 된다.
또한, 25만여 건의 방대한 의료데이터를 손쉽게 조회하고 신청할 수 있는 'K-의료데이터 중개 포털' 참여 상급종합병원을 기존 2곳에서 5곳으로 대폭 확대한다. 이는 데이터 활용 가능성을 넓히고 다양한 연구 수요를 충족시킬 수 있는 기반을 마련한다. 대구시는 여기서 멈추지 않고 종합병원(2차)급까지 참여를 넓혀 데이터 풀을 더욱 풍부하고 다양하게 만들 계획이다. 이러한 노력은 대구가 비수도권 의료 AX(인공지능 전환)의 거점으로 자리매김하고, 나아가 전국 의료데이터 네트워크 확장의 주도적인 역할을 할 비전을 제시한다.
「비수도권 최고 수준의 의료 인프라를 갖추고도 시스템적 한계 때문에 의료데이터 활용이 원활하지 못한 실정이었다」는 대구시 관계자의 언급은 그간의 어려움을 단적으로 보여준다. 병원 간 데이터 공유의 어려움, 복잡하고 상이한 심의 절차 등은 연구자와 기업에게 큰 진입 장벽으로 작용해왔다. 대구시는 이러한 고질적인 문제점을 해결함으로써 지역 내 의료 AI 산업 생태계를 활성화하고, 관련 기업들이 지역을 기반으로 성장할 수 있는 토대를 마련하겠다는 전략이다.
대구시의 이번 선제적인 노력은 단순한 행정 절차 간소화를 넘어, 국내 의료 AI 산업의 경쟁력을 한 단계 높이는 중요한 변곡점이 될 것으로 평가된다. 공동 IRB·DRB 체계와 확대된 데이터 포털은 기업들이 실제 의료 현장에서 필요로 하는 데이터를 더욱 빠르고 효과적으로 확보할 수 있는 길을 열어줄 것이다. 이는 AI 기반의 정밀 진단, 맞춤형 치료 등 첨단 의료 기술 개발을 가속화할 핵심 동력이 될 전망이다. 궁극적으로 대전, 광주 등 다른 권역 의료데이터 컨소시엄과의 협력을 통해 전국 단위 의료데이터 네트워크 구축을 목표로 하는 대구시의 움직임은 국내 의료 AI 생태계 전반에 긍정적인 파급 효과를 가져올 것으로 기대된다.
협의체를 중심으로 기업이 체감할 수 있는 의료 AX 성과를 지속적으로 창출하고, 전국적인 의료데이터 허브로 도약하려는 대구시의 리더십이 비수도권 의료데이터 활용 모델의 성공 사례를 만들고 국내 의료 AI 산업의 새로운 표준을 제시할지 귀추가 주목된다.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