MEDICAL DAILY의약일보

풀 1m 앞 담배 연기… 뚝섬 수영장, 어린이 건강권 위협하는 규제 사각지대

고진아 기자

오후, 서울 뚝섬한강공원 야외수영장, 아이들의 물장구 소리가 가득한 풀 불과 1m 떨어진 잔디밭에서 담배 연기가 피어오르는 충격적인 장면이 포착되면서, 법적 제재마저 전무한 규제 사각지대 속 어린이 건강권 침해 문제가 의약일보의 집중 조명 대상으로 떠올랐다.

서울 광진구 뚝섬한강공원 야외수영장은 여름철 시민들의 대표적인 피서지 중 하나다. 그러나 지난 2일 오후, 이곳은 어린이들의 간접흡연 노출이라는 심각한 공중보건 문제의 현장이 됐다. 수영장 입구에는 분명 '수영장 내에서는 흡연 금지입니다'라는 푯말이 세워져 있었으나, 다수의 이용객이 풀과 1m 남짓 떨어진 잔디밭과 간이 화장실 부근에서 거리낌 없이 담배를 피우는 모습이 목격됐다. 초등학생 등 아이들이 물장구치는 바로 옆에서 담배 연기가 피어오르는 불편한 진실은 현장을 찾은 시민들의 불만을 고조시켰다.

「초등학생 딸이 수영하는데 바로 옆에서 담배를 피우니 불편하고 바닥에 널려 있는 꽁초도 보기 좋지 않다」고 은재원(46) 씨는 불만을 토로했다. 정모(17) 군 또한 「냄새 때문에 기분이 좋지 않다」고 전하며, 간접흡연 피해를 호소했다. 이는 단순한 불쾌감을 넘어 어린이와 청소년의 건강권을 위협하는 심각한 상황으로 분석된다. 간접흡연은 어린이 천식, 폐렴, 중이염 등 다양한 질병의 원인이 되며, 특히 공공장소에서의 노출은 더욱 적극적인 관리가 필요하다는 것이 의료 전문가들의 공통된 의견이다.

현행 제도상 한강공원 자체는 금연 구역으로 지정되지 않아 한강공원 내 흡연을 단속하거나 과태료를 부과할 수 없다. 서울시의 '금연환경 조성 및 간접흡연 피해 방지 조례'에도 한강공원은 포함되지 않아 법적 제재 수단이 전무한 상태다. 한강 보안관의 계도 외에는 강제적인 방법이 없어, 푯말 외에는 흡연을 막을 수단이 없는 '규제의 맹점'이 고스란히 드러났다.

풀 1m 앞 담배 연기… 뚝섬 수영장, 어린이 건강권 위협하는 규제 사각지대
[사진=연합뉴스]

더욱이 뚝섬 수영장의 '재입장 불가능' 정책은 이러한 문제를 더욱 악화시키고 있다. 수영장 관계자는 「이용객들이 일단 입장하면 외부로 나갈 수 없어 내부에 숨어 흡연하는 요인으로 작용한다」고 현행 규정의 한계를 토로했다. 실제로 여의도, 난지, 양화 수영장 등 다른 한강 수영장들은 운영사가 상이하여 재입장이 가능한 정책을 시행하고 있어 뚝섬 수영장과의 정책 차이가 내부 흡연을 부추기는 '재입장 불가' 정책의 역설을 보여준다.

이러한 상황에 대해 장재민 한국도시정책연구소 소장은 현실적인 대안을 제시했다. 장 소장은 「흡연은 개인의 기호지만, 비흡연자의 건강권을 침해하지 않도록 최소한의 장치를 마련해야 한다」며, 「철거와 재설치가 쉽고 유연하게 관리할 수 있는 이동식 흡연 부스가 효율적일 것」이라고 제안했다. 이는 법적 제재의 한계를 보완하고, 흡연자와 비흡연자 모두를 배려할 수 있는 실질적인 방안으로 주목된다.

뒤늦게 서울시는 뚝섬 수영장 운영사 측에 단속 강화 등을 지도하고, 수영장 재입장 허용 또는 금연 현수막 설치 등 가능한 방안을 모두 검토할 계획이라고 밝혔다. 시민들의 건강권이 위협받는 심각한 상황이 발생하고서야 서울시가 움직이는 모양새다.

뚝섬한강공원 수영장 내 흡연 문제는 단순한 시민 불편을 넘어 어린이들의 건강과 안전을 위협하는 공중보건의 영역으로 접근해야 한다. 서울시가 뒤늦게 대책 마련을 검토하고 있으나, 탁상공론에 그치지 않고 장재민 소장이 제시한 이동식 흡연 부스 설치와 같은 실질적이고 유연한 방안을 조속히 도입해야 한다. 법적 제재의 한계를 넘어, 시민 건강권을 최우선으로 고려하는 관리 방식의 전환과 운영 주체 간의 긴밀한 협력을 통해 '누구나 안전하게 즐길 수 있는' 한강 수영장의 명성을 되찾아야 한다.

Copyright © 의약일보 무단전재 및 재배포 금지

풀 1m 앞 담배 연기… 뚝섬 수영장, 어린이 건강권 위협하는 규제 사각지대 : 병원·제약 : 의약일보