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한국 치매 위험요인, 교육·고혈압·흡연 순…맞춤 전략 시급

고진아 기자

런던에서 열린 알츠하이머협회 국제학술대회(AAIC 2026)에서 발표된 획기적인 연구 결과가 국내 의료계의 이목을 집중시키고 있다. 한국인의 치매를 부추기는 가장 큰 위험 요인이 '중등교육 미만 학력'이라는 사실이 드러나면서, 이제 치매 예방 전략은 국가별 맞춤형 접근으로 전환되어야 할 때임을 강력히 시사한다.

미국 서던캘리포니아대(USC) 에마 니컬스 박사팀은 이날 AAIC 2026에서 세계 14개 국가·지역 고령층 21만4천여명을 분석한 결과를 공개했다. 이 연구는 권위 있는 학술지 '랜싯 건강한 장수(Lancet Healthy Longevity)'에도 게재돼 그 신뢰도를 더했다. 연구팀은 '랜싯 치매 위원회'가 제시한 12가지 조절 가능한 치매 위험 요인을 바탕으로 각 국가의 특성을 면밀히 살폈다.

특히 한국 고령층에게서 나타난 치매 위험 요인의 순위는 서구 중심의 기존 연구 결과와 확연한 차이를 보였다. 한국의 상위 5대 치매 위험 요인은 중등교육 미만 학력, 고혈압, 흡연, 우울증, 시력 저하 순이었다. 이 중 '중등교육 미만 학력'은 국내 고령층의 치매 발생에 가장 큰 영향을 미치는 것으로 분석돼, 교육 수준이 치매 예방의 핵심 요소로 부상했음을 보여준다.

한국 치매 위험요인, 교육·고혈압·흡연 순…맞춤 전략 시급
[사진=연합뉴스]

이는 미국과 비교할 때 더욱 두드러진다. 미국에서는 고혈압, 흡연, 고콜레스테롤혈증, 비만, 신체활동 부족이 상위 5대 위험 요인으로 꼽혔다. 한국에서 가장 흔한 위험 요인이었던 중등교육 미만 학력은 미국에서는 11위에 그쳤다. 반면, 미국에서 4위를 차지한 과체중·비만은 한국에서 10위에 머물러 국가별 생활 습관 및 사회·문화적 환경이 치매 위험에 미치는 영향이 지대함을 입증했다.

국가별로 상이한 치매 위험 요인 순위에도 불구하고, 공통적으로 나타나는 경향 또한 확인됐다. 고혈압, 고콜레스테롤혈증과 같은 심혈관계 위험 요인과 흡연, 음주 같은 건강 위해 행동은 모든 국가에서 함께 나타나는 경향이 있었다. 에마 니컬스 박사는 이에 대해 「국가 간 차이보다 위험 요인들이 여러 환경에서 비슷한 방식으로 함께 나타난다는 점이 더 놀라웠다」고 언급하며, 치매 예방 전략 수립 시 개별 요인뿐 아니라 연관된 요인들을 통합적으로 관리하는 접근법의 중요성을 강조했다.

이번 연구는 치매 위험이 단순히 타고나는 것이 아니라 평생에 걸쳐 노출되는 환경의 영향을 받는다는 점을 명확히 한다. 이는 생활 습관 개선을 넘어 교육 및 의료 접근성 등 사회적 환경 개선이 치매 예방에 필수적임을 시사한다. 의약·보건 분야는 이제 개인의 건강 관리 프로그램을 넘어, 국가 정책 수립에 있어 교육 수준 향상, 사회경제적 불평등 해소 등 사회적 요인을 적극적으로 반영할 수 있도록 선도적 역할을 해야 할 때이다. 이는 미래 치매 없는 건강 사회를 위한 새로운 로드맵을 제시하는 초석이 될 것으로 기대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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