MEDICAL DAILY의약일보

"치매 예방, '국가별 맞춤 전략'이 필수"…한국은 '학력', 미국은 '혈압'이 주원인

이호신 기자 기자
GettyImages-jv14654824

치매를 예방하기 위해선 국가마다 다른 환경과 사회적 배경을 고려한 '맞춤형 전략'이 필요하다는 연구 결과가 나왔다. 한국을 비롯한 세계 14개 국가·지역의 고령층을 분석한 결과, 치매를 유발할 수 있는 조절 가능한 위험 요인의 분포가 국가마다 현저한 차이를 보이는 것으로 나타났다.

13일(현지시간) 영국 런던에서 열린 알츠하이머협회 국제학술대회(AAIC 2026)에서 미국 서던캘리포니아대(USC) 에마 니컬스 박사팀은 이 같은 분석 결과를 발표했다. 해당 연구는 국제 학술지 '랜싯 건강한 장수(Lancet Healthy Longevity)'에도 게재됐다.

한국은 '교육 수준', 미국은 '심혈관 건강'이 치매 위험 높여

연구팀은 2009년부터 2023년까지 한국, 미국, 영국, 중국, 인도 등 14개 국가의 고령층 21만 4천여 명을 대상으로 랜싯 치매 위원회가 제시한 12가지 조절 가능한 위험 요인(교육 수준, 고혈압, 흡연, 비만, 우울증 등)의 유병률을 비교 분석했다.

분석 결과, 국가별로 치매 위험 요인의 우선순위가 확연히 달랐다.

한국: 중등교육 미만 학력이 가장 흔한 치매 위험 요인으로 꼽혔으며, 이어 고혈압, 흡연, 우울증, 시력 저하 순이었다.

미국: 고혈압이 1위였고, 흡연, 고콜레스테롤혈증, 비만, 신체활동 부족 순으로 나타났다.

특히 '중등교육 미만 학력'의 경우, 한국과 중국, 인도 등에서는 가장 흔한 위험 요인이었으나 미국에서는 11위에 그쳐 대조를 이뤘다. 반면, 미국에서 4위로 흔했던 '비만'은 한국(10위)과 중국(9위)에서는 상대적으로 낮은 순위를 기록했다.

획일적 정책 대신 '환경 반영한 통합 관리' 중요

기존 치매 예방 연구가 주로 미국과 서유럽 등 고소득 국가 중심으로 이뤄져, 이를 저소득 및 중간소득 국가에 그대로 적용하기 어렵다는 지적이 꾸준히 제기되어 왔다. 이번 연구는 예방 전략 수립 시 각 국가의 사회적·환경적 특성을 반영해야 함을 과학적으로 입증했다.

다만 연구팀은 국가 간 차이에도 불구하고 공통된 관리 지점도 발견했다. 고혈압과 고콜레스테롤혈증 같은 심혈관계 위험 요인, 혹은 흡연과 음주 같은 건강 위해 행동은 국가를 불문하고 함께 나타나는 경향이 있었다.

니컬스 박사는 "위험 요인들이 여러 환경에서 비슷한 방식으로 서로 연관되어 나타난다는 점은 예방 전략 설계의 핵심"이라며 "치매는 평생에 걸친 노출의 결과인 만큼, 생활습관 개선뿐만 아니라 교육 지원, 의료 접근성 개선 등 사회적 환경을 개선하려는 노력이 병행되어야 한다"고 강조했다.

이번 연구는 전 세계적으로 고령화가 가속화되는 가운데, 국가별 특색을 살린 정밀 치매 예방 정책 수립의 중요성을 다시 한번 일깨우는 계기가 될 것으로 보인다.

Copyright © 의약일보 무단전재 및 재배포 금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