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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국내 최대' 마약 치료 부곡병원, 의사 부족 '셧다운'…중독 치료 공백 비상

고진아 기자

국내 최대 마약 중독 치료 보호기관인 국립부곡병원이 의사 부족으로 지난 4월부터 입원 병동 운영을 전면 중단하며 중증 마약 환자 치료에 비상이 걸렸다. 국내 마약 치료의 최전선이 무너지고 있다는 우려가 현실화되고 있다.

1984년 설립된 국립부곡병원은 전국 마약 중독 치료의 거점 역할을 수행해왔다. 90개의 병상을 갖추고 2020년부터 2024년까지 5년간 총 529명의 마약 중독 환자를 치료했으며, 이 중 329명(62.2%)이 입원 치료를 받았다. 그러나 의료진 부족 사태가 심화되면서 지난 4월 마약 관련 입원 병동이 폐쇄된 데 이어 지난달에는 응급 입원 병동마저 운영을 멈췄다. 이제 사실상 입원 치료가 불가능한 상황이다.

현재 병원에는 정영인 의료부장이 유일한 정신건강의학과 전문의로 재직 중이며, 병원장 직무대리까지 겸임하며 병원을 이끌고 있다. 올해 2월부터 시작된 의사 채용 공고는 9번에 걸쳐 진행되었으나, 지원자는 단 한 명도 없었다. 이는 공공병원임에도 불구하고 민간 병원 대비 낮은 보수와 비대도시 입지 등이 복합적으로 작용한 결과로 풀이된다.

'국내 최대' 마약 치료 부곡병원, 의사 부족 '셧다운'…중독 치료 공백 비상
[사진=연합뉴스]

의사 부족은 심각한 악순환으로 이어지고 있다. 이달(7월)을 끝으로 4명의 전공의가 병원을 떠나게 되면, 전문의 3명 이상이라는 기준을 충족하지 못해 전공의 수련병원 자격마저 상실될 위기에 처한다. 이로 인해 마약 중독으로 고통받는 중증 환자들은 적절한 치료 시기를 놓치거나, 아예 치료의 기회조차 얻지 못하는 심각한 치료 공백에 직면하고 있다.

정영인 의료부장은 국내 마약 중독 치료 시스템의 근본적인 문제점을 지적했다. 정 부장은 「우리나라 민간 병원에 입원이 된 환자들 다수는 의학적 필요에 의한 것이라기보다 이들을 받아줄 곳이 없으니 사회적으로 입원이 된 상태」라며, 마약 중독 치료가 단순히 의료적 문제를 넘어선 사회적 과제임을 강조했다. 병원 측은 인력난 해소를 위해 내일(16일) 부산대학교 병원을 방문하여 홍보 활동을 펼칠 계획이지만, 단기적인 해법이 될지는 미지수다.

국립부곡병원의 위기는 단순히 의료진 확보를 넘어 마약 중독 치료의 패러다임 전환이 필요하다는 목소리에 힘을 싣는다. 정 의료부장은 장기 입원 중심의 치료 모델에서 벗어나, 환자들이 사회로 복귀할 수 있도록 지역사회 기반의 재활 인프라를 구축하는 것이 중요하다고 역설했다. 중증 마약 환자를 위한 최소한의 의료 인력 확보와 함께, 중독자들이 사회의 일원으로 다시 설 수 있도록 지원하는 재활 인프라 구축은 더 이상 의료기관만의 과제가 아닌 우리 사회 전체가 직면한 공동의 숙제로 다가오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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