MEDICAL DAILY의약일보

TV 많이 본 중년, 20년 뒤 기억 뇌 위축…같은 좌식 활동이라도 '이것'은 달라

고진아 기자

중년기 TV 시청 습관이 20여년 뒤 기억 관련 뇌 영역 부피 감소와 치매 위험 증가로 이어질 수 있다는 충격적인 연구 결과가 2026년 7월 20일 오늘 공개된 가운데, 같은 좌식 활동이라도 직장 업무는 뇌 건강에 오히려 긍정적일 수 있다는 반전이 학계의 이목을 집중시키고 있다.

미국 서던캘리포니아대(USC) 나탄 페테르 박사와 데이비드 라이클런 교수 연구팀은 국제학술지 '알츠하이머병과 치매(Alzheimer's & Dementia)' 최신호에 중년기 좌식 생활습관과 노년기 뇌 건강의 연관성을 발표하며, 현대인의 좌식 생활에 대한 근본적인 인식 전환을 촉구했다.

이번 연구는 미국의 장기 추적조사인 지역사회 죽상동맥경화증 위험(ARIC) 연구 참가자 1,712명을 대상으로 진행됐다. 연구팀은 1987년부터 1989년까지 참가자들의 평균 53세 중년기 시점에서 TV 시청 빈도와 직장에서 앉아 있는 시간을 4단계로 평가했다. 그리고 약 20여년이 지난 2011년부터 2013년 사이에 뇌 자기공명영상(MRI)을 촬영해 뇌 구조 변화를 정밀하게 분석했다.

분석 결과는 경각심을 불러일으켰다. 중년기에 TV를 '자주 또는 매우 자주' 본 사람들은 20여년 뒤 기억을 담당하는 핵심 뇌 영역인 해마와 내후각겉질(알츠하이머병에서 초기에 변화가 나타나는 뇌 영역, ADSR)의 부피가 현저히 작아진 것으로 나타났다. 뿐만 아니라 시각 정보 처리와 고차원적 사고를 담당하는 후두엽과 전두엽 부피도 감소했으며, 뇌의 작은 혈관 손상을 나타내는 백질고신호(White Matter Hyperintensities, WMH)도 더 많았다. 이러한 부정적인 연관성은 신체활동량, 흡연, 음주, 체질량지수(BMI), 당뇨병 등 뇌 건강에 영향을 미칠 수 있는 다른 요인들을 고려한 후에도 일관되게 유지됐다.

TV 많이 본 중년, 20년 뒤 기억 뇌 위축…같은 좌식 활동이라도 '이것'은 달라
[사진=연합뉴스]

흥미로운 점은 같은 '앉아 있는' 활동임에도 불구하고, 직장 업무는 TV 시청과 상반된 결과를 보였다는 점이다. 직장에서 '자주 또는 항상' 앉아서 일한 사람들은 오히려 백질고신호가 더 적었고, 전두엽, 후두엽, 두정엽 등 일부 뇌 영역의 부피가 더 큰 것으로 나타났다. 연구팀은 이러한 차이에 대해 직장 업무가 인지적 부담이 큰 경우가 많아 뇌를 자극하고 활성화하는 반면, 수동적인 TV 시청은 뇌 활동을 덜 유발하기 때문일 수 있다고 설명했다.

교신저자인 나탄 페테르 박사는 「이 결과는 앉아서 하는 활동의 종류에 따라 뇌 건강에 미치는 영향이 다를 수 있음을 시사한다」며, 「대중에 대한 권고에 단순히 '오래 앉아 있지 말라'는 것을 넘어 '앉아서 하는 활동 내용'까지 포함할 필요가 있다」고 강조했다. 이는 단순히 앉아 있는 시간을 줄이는 것을 넘어, 앉아 있는 동안 어떤 활동을 하는지가 뇌 건강에 더 중요할 수 있다는 새로운 관점을 제시한다.

물론 연구팀은 이번 연구가 TV 시청이 뇌 위축이나 치매를 직접 일으킨다는 인과관계를 입증한 것이 아닌, 연관성을 보여준 관찰 연구라는 점을 명확히 했다. 따라서 정확한 인과관계 규명을 위한 추가적인 연구가 필요하다.

그럼에도 불구하고 이번 연구는 현대인의 좌식 생활습관에 대한 인식을 근본적으로 재고하고, 미래 치매 예방 전략 수립에 새로운 방향을 제시한다는 점에서 큰 의미를 가진다. 단순히 앉아 있는 시간을 줄이는 것을 넘어, 앉아 있는 동안에도 뇌를 인지적으로 활동시키는 습관을 장려하는 방향으로 생활 습관 가이드라인의 변화 가능성을 시사하며, 독자들에게 건강한 뇌를 위한 실천적 메시지를 전달하고 있다.

Copyright © 의약일보 무단전재 및 재배포 금지

TV 많이 본 중년, 20년 뒤 기억 뇌 위축…같은 좌식 활동이라도 '이것'은 달라 : 최신논문 : 의약일보