경기도는 26일 '경기도 외국인 공공보건 접근성 향상 및 협력체계 구축 조례'가 경기도의회를 통과했다고 밝혔다. 이 조례는 외국인의 의료 접근 문제를 개인의 어려움이나 일회성 지원이 아닌, 지역사회 전체의 공공보건 안전망 구축 과제로 제도화했다는 점에서 의미가 크다.
그동안 건강보험이 적용되지 않는 미등록 외국인에게 병원 이용은 현실적으로 높은 장벽이었다. 감당하기 어려운 진료비에 언어 장벽과 의료정보 부족까지 겹치면서, 증상이 있어도 병원 방문을 미루거나 포기하는 사례가 적지 않았다. 도는 이로 인해 감염병 등이 방치될 경우 지역사회 보건 전반에 악영향을 미칠 수 있다고 판단해 이번 조례를 마련했다고 설명했다.
조례에는 건강보험 미적용 외국인의 의료 접근성 향상을 위한 도지사의 책무, 지원 대상 및 우선지원 대상 규정, 협력 의료기관·공공보건기관·민간 의료지원 연계 기관과의 협력, 의료통역 및 보건의료 정보 제공, 예방접종·감염병 관리 등 공공보건 서비스 연계 등의 내용이 담겼다.
지원 대상은 건강보험 적용을 받지 못하면서 경기도에 90일 이상 거주한 외국인 중 공공 보건상 필요성이 인정되는 사람이다. 이 중 임산부와 영유아, 감염병 의심자 또는 확진자는 우선 지원을 받을 수 있다. 지원 범위는 감염병 예방·모자보건 등 공공 보건상 필요성이 인정되는 경우로 한정한다.
도는 조례를 근거로 협력 의료기관을 확보하고, 의료통역·동행·상담·사례관리 체계를 갖출 계획이다. 또 경기도의료원 산하 6개 공공병원과 보건소 등 공공보건기관과 연계해 예방접종, 감염병 관리 등 공공 보건 진료를 확대하고, 민간 의료지원 연계 기관과의 협력도 강화할 방침이다.
도는 이번 조례가 건강보험을 대체하거나 별도의 의료체계를 신설하는 것이 아니라, 기존 제도 밖에 놓인 외국인을 공공보건 서비스와 지역 의료자원에 연결하는 데 목적이 있다고 강조했다.
김성환 경기도 이민사회지원과장은 "건강보험 사각지대에 놓인 외국인의 건강권 문제는 특정 집단만의 문제가 아니라 지역사회 전체의 건강과 안전에 관한 문제"라며 "불필요한 오해와 논란을 줄이고 지역사회가 공감할 수 있는 공공보건 안전망을 마련하겠다"고 말했다.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