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초고령 청양, 집-병원 융합 '통합돌봄' 혁신… 이면의 딜레마

고진아 기자

충남 청양군의 한 건물에서는 '집'과 '병원'의 경계가 사라진 새로운 돌봄의 미래가 펼쳐지고 있다. 병원에서 퇴원한 고령자가 집으로 돌아가기 전 안전하게 머물며 회복하는 '중간집'부터, 같은 건물 내에서 의료와 복지 서비스를 받는 모습은 초고령사회 진입을 앞둔 한국이 나아가야 할 방향을 제시한다. 그러나 전국 최초의 혁신 모델 이면에는 지속가능성을 위협하는 현장의 인력난과 과중한 업무 부담이라는 그림자가 드리워져 있다.

지난 7월 22일 방문한 충남 청양군 청양읍에 위치한 '청양교월 고령자 복지주택'은 2023년 9월 개소 이래 고령자 통합돌봄의 새로운 전형을 만들어가고 있다. 한국토지주택공사(LH)가 공급한 이 임대 아파트는 총 127세대로 구성되었으며, 특히 3~4층에 병원 퇴원 고령자를 위한 '중간집'(단기 지원주택) 10개 실(남성용 5호, 여성용 5호)을 운영하며 주목받는다. 지금까지 17명이 이곳을 거쳐 갔으며, 체류 기간은 기본 3개월에 추가 3개월까지 최장 6개월로 제한된다. 어르신들은 이곳에서 돌봄 프로그램에 활기차게 참여하며 건강한 일상을 보내고 있다.

이 복지주택은 주거와 돌봄이 융합된 전국 최초의 성공적인 모델로 평가받는다. 건물 1~4층에는 돌봄시설이, 5~10층에는 주거 공간이 들어섰다. 구체적으로 1층에는 청양군 사회복지관과 군청 돌봄정책팀이, 2층에는 군 보건의료원 재택의료센터와 주간요양센터가 자리해 입주민들이 한 건물 안에서 의료, 복지, 주거 서비스를 모두 이용할 수 있도록 했다. 이는 국토교통부, LH 사업, 보건복지부 지역사회 통합돌봄, 그리고 지자체와 민간 서비스가 유기적으로 융합된 결과이다.

청양군이 이처럼 통합돌봄에 선도적으로 나설 수밖에 없었던 배경에는 심각한 지역 특수성이 있다. 2026년 5월 기준, 청양군 전체 인구 3만81명 중 65세 이상 고령자가 1만2천902명으로 고령화율이 무려 42.9%에 달한다. 이는 초고령사회 기준(20%)의 두 배가 넘는 수치이며, 2024년 한때 3만명 선이 무너졌다가 최근 회복세를 보였다. 열악한 의료 및 돌봄 인프라 속에서 관(官) 주도의 선제적인 통합돌봄 시스템 구축은 필수불가결한 선택이었다. 청양군은 이미 2019년부터 통합돌봄 시범사업 선도 지자체로 참여하며 경험을 축적해왔다.

초고령 청양, 집-병원 융합 '통합돌봄' 혁신… 이면의 딜레마
[사진=연합뉴스]

높은 주민 만족도를 자랑하는 '찾아가는 의료원' 역시 이러한 노력의 일환이다. 2021년 도입된 이 서비스는 주민 만족도 100%를 기록하며 큰 호응을 얻고 있다. 의사(산부인과 전문의 김상경 보건의료원장 전담), 한의사, 간호사 등 총 16명으로 꾸려진 의료진은 월 8회(매주 수요일, 격주 토요일) 운영되며, 혹서기와 혹한기에는 한 달씩 휴무한다. 올해 연말까지 30개 마을을 순회하며 하루 평균 40~50명의 주민을 진료하고 있다.

그러나 이러한 성공 이면에는 현장의 그림자가 짙게 드리워져 있다. 의료진의 인력난과 업무 과중은 '찾아가는 의료원'의 지속 가능성을 위협하는 요인이다. 김상경 보건의료원장은 「하루 40~50명의 환자를 진료하는 것은 상당한 부담이며, 책임 전가의 위험도 크다」고 토로했다. 김 원장은 지역의사제에 대해서도 「실효성이 없을 것이다」라며 비판적인 견해를 표명했다. 그는 이어 「지역 의료가 서울·수도권에 비해 열등해 보이게 만들지 않는가」라고 지적하며, 통합돌봄 및 지역의료 발전의 근본적인 과제로 '사명감을 갖고 일할 수 있는 합당한 처우'를 요구했다.

청양군의 사례는 초고령화 시대에 필수적인 통합돌봄 모델의 청사진을 제시하지만, 지속 가능한 발전을 위해서는 현장의 목소리에 귀 기울여야 함을 시사한다. 특히 지역 의료 인력 확보와 이들의 합당한 처우 개선 없이는 아무리 훌륭한 시스템이라도 한계에 부딪힐 수 있음을 지적한다. 통합돌봄의 전국적 확산을 위한 실질적인 정책적 지원과 대책 마련이 시급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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