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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00세 시대 무릎 인공관절 수술, 나이보다 '건강 상태'가 결정한다

이호신 기자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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평균수명이 늘어나면서 노년의 건강은 단순히 오래 사는 것을 넘어 얼마나 오래 스스로 걷고 일상생활을 유지하느냐가 중요한 기준으로 자리 잡고 있다. 이에 따라 극심한 무릎 퇴행성관절염과 보행장애를 해결하기 위한 인공관절 수술이 80대는 물론 90대와 100세를 넘긴 초고령 환자로 빠르게 확대되고 있다. 이제는 나이보다 '건강 상태'가 수술 여부를 결정하는 시대가 열린 셈이다.

건강보험심사평가원에 따르면 지난해 시행된 무릎 인공관절 치환술은 총 11만6천239건에 달한다. 이 가운데 80세 이상 초고령 환자가 차지하는 비율은 2021년 11.9%에서 2025년 13.1%로 증가했다. 통계청 장래인구추계에 따르면 2050년에는 우리나라 국민 5명 중 1명이 80세 이상이 될 것으로 예상되는 만큼, 초고령층의 인공관절 수술 수요는 앞으로도 지속해서 늘어날 전망이다.

고령·만성질환의 벽을 넘어선 안전한 수술 환경

무릎 퇴행성관절염은 나이가 들면서 연골이 닳아 없어져 통증과 관절 변형, 보행장애를 일으키는 대표적인 노인성 질환이다. 초기에는 약물치료와 운동, 물리치료 등으로 조절할 수 있으나 연골 손상이 심해져 일상생활이 어려울 정도가 되면 인공관절 수술이 가장 효과적인 대안이 된다.

과거에는 고령이라는 점 자체가 수술을 망설이게 만드는 가장 큰 요인이었다. 당뇨병, 고혈압, 심장질환, 뇌혈관질환 등 만성질환을 함께 앓는 경우가 많아 마취와 수술에 대한 부담이 컸기 때문이다. 하지만 최근에는 수술 기법과 마취 기술, 수술 전후 관리 체계가 크게 발전하면서 만성질환이 있더라도 전신 상태만 적절히 관리된다면 안전하게 수술받을 수 있다는 인식이 확산하고 있다.

실제로 국내 주요 관절전문병원들의 임상 현장에서도 이러한 변화가 뚜렷하게 나타난다. 보건복지부 지정 관절전문 연세사랑병원이 무릎 인공관절 수술을 받은 80세 이상 환자 300명을 분석한 결과, 대상자의 30% 이상이 하나 이상의 만성질환을 갖고 있었음에도 수술 부위에 경미한 염증 소견을 보인 환자는 2명에 그쳤으며 심각한 전신 합병증은 관찰되지 않았다. 바른세상병원의 최근 3년간 60세 이상 수술 환자 분석에서도 80세 이상이 약 14%를 차지했으며, 96세 환자의 양쪽 무릎 동시 수술 및 101세 환자의 고관절 인공관절 수술 성공 사례 등이 보고되면서 고령 환자의 삶의 질을 크게 끌어올리고 있다.

맞춤형 수술 도구(PSI)와 다학제 협진이 이뤄낸 발전

이처럼 초고령 환자의 인공관절 수술 성공률이 높아진 배경에는 첨단 의료 기술과 체계적인 협진 시스템이 자리 잡고 있다.

우선 '개인 맞춤형 수술도구(PSI)' 기법의 도입이 주효했다. 이 방식은 수술 전 컴퓨터단층촬영(CT)과 자기공명(MRI) 영상을 분석해 환자의 관절 구조와 뼈 절삭 위치, 각도를 미리 설계한 뒤 환자 맞춤형 수술 도구를 제작해 사용하는 방식이다. 해부학적 구조에 맞춰 더욱 정밀하게 수술할 수 있고 절차도 단순해져 마취 시간과 출혈량, 조직 손상을 대폭 줄일 수 있다. 체력이 떨어진 초고령 환자에게 수술 시간을 단축하는 것은 회복과 합병증 예방에 결정적인 역할을 하며, 실제로 평균 수술 시간이 약 30분 수준으로 단축되고 주요 합병증 발생률도 1% 미만으로 낮아졌다.

또한 성공적인 수술을 위해 정형외과뿐만 아니라 내과, 마취통증의학과 등이 함께 참여하는 다학제 협진 체계가 보편화되었다. 수술 전 심혈관계와 호흡기 기능, 만성질환 조절 여부를 면밀히 평가하여 위험요소를 사전에 차단한다. 여기에 절개 부위를 최소화한 최소침습 수술기법, 무수혈·최소수혈 시스템, 수술 직후의 조기 재활 프로그램 등이 맞물려 환자의 빠른 회복을 돕고 있다.

전문가들은 고령이라는 이유만으로 치료를 포기하기보다 전문 의료진을 통해 전신 건강 상태를 종합적으로 평가받는 것이 지혜로운 선택이라고 조언한다.

연세사랑병원 고용곤 병원장은 "예전에는 나이 자체가 수술 여부를 결정하는 가장 큰 기준이었지만 지금은 환자의 전신 건강 상태와 체계적인 수술 시스템이 훨씬 중요하다"며 "개인 맞춤형 수술 도구를 활용하면 수술 시간과 조직 손상을 줄여 초고령 환자에게도 안전하게 인공관절 수술을 시행할 수 있다"고 강조했다.

바른세상병원 정구황 관절센터장 역시 "최근에는 90대 환자가 양쪽 무릎을 동시에 수술받는 사례도 늘고 있다"며 "고령이라는 이유만으로 치료를 포기하기보다 만성질환과 전신 상태를 종합적으로 평가해 적절한 치료 시기를 결정하는 것이 건강한 노년과 삶의 질을 지키는 가장 중요한 열쇠"라고 조언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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