MEDICAL DAILY의약일보

연 650억 낭비 CT·MRI 중복촬영, AI·QR코드로 끝낸다…디지털 혁신 시동

고진아 기자

병원을 옮길 때마다 환자의 고통은 물론 연간 650억 원의 건강보험 재정까지 갉아먹던 CT·MRI 중복 촬영의 악습이 오는 2026년 12월 인공지능 촬영 이력 조회, 2027년 상반기 환자 스스로 QR코드로 의료영상을 공유하는 시스템 도입으로 마침내 역사 속으로 사라질 전망이다.

2026년 7월 31일, 보건복지부가 발표한 「2026년 하반기 업무계획」에 따르면, 정부는 환자들이 다른 병원을 방문할 때마다 고가의 영상 검사를 다시 받는 불필요한 관행을 근절하기 위한 디지털 혁신 대책을 전격 추진한다. 이는 고가의료장비 중복 촬영에 대한 지속적인 지적과 조국혁신당 김선민 의원실의 자료 제출 등 국회 및 현장의 요구에 따른 보건복지부의 후속 조치다.

건강보험심사평가원 자료에 따르면, 2025년 한 해 동안 병원을 옮긴 CT 촬영 환자 94만4천172명 중 26.8%에 달하는 25만3천438명이, MRI 환자 22만4천894명 중 13.8%인 3만944명이 30일 이내에 동일한 검사를 재촬영한 것으로 나타났다. 이는 다른 병원으로 옮긴 환자 4명 중 1명 이상은 불과 한 달도 안 돼 이미 찍은 사진이 있는데도 검사를 다시 받은 셈이다. 이로 인해 2025년 한 해에만 CT 재촬영으로 491억 5,200만원, MRI 재촬영으로 159억원 등 총 650억 5,200만원의 건강보험 재정 누수가 발생했다.

문제의 심각성은 재촬영률이 매년 증가하고 있다는 점에서 더욱 두드러진다. CT 재촬영률은 2022년 25.8%에서 2023년, 2024년을 거쳐 2025년 26.8%로 꾸준히 상승하는 추세를 보였다. 이는 단순히 정보 공유 시스템의 부재를 넘어, 일부 의료기관의 불필요한 재촬영 유도 관행이 문제 해결의 걸림돌로 지적되어 왔다.

연 650억 낭비 CT·MRI 중복촬영, AI·QR코드로 끝낸다…디지털 혁신 시동
[사진=연합뉴스]

과거 정부에서도 수가 구조 혁신 등을 통해 중복 촬영 문제를 해결하려 했으나, 이는 개별 병원의 중복 촬영 유도 행위를 직접적으로 제어하지 못하는 한계를 안고 있었다. 영상 정보 공유가 제한적이어서 환자가 진료를 의뢰받거나 다른 병원으로 옮길 때마다 과거 촬영 기록을 얻기 어렵거나, 의료기관 간 정보 교류가 원활하지 않아 발생하는 문제가 주된 원인으로 지목됐다.

이에 보건복지부는 2026년 하반기 업무계획을 통해 두 가지 핵심적인 디지털 전환 전략을 제시했다. 첫째, 오는 2026년 12월부터 의료기관에서 인공지능(AI) 기술을 활용한 환자 촬영 이력 실시간 조회 서비스를 시작한다. 이는 의료진이 환자의 과거 영상 촬영 기록을 즉시 파악하여 불필요한 재촬영을 사전에 방지하는 데 결정적인 역할을 할 것으로 기대된다. 둘째, 2027년 상반기까지 환자가 스마트폰 QR코드를 이용해 원하는 의료기관에 자신의 영상 정보를 직접 전송할 수 있는 가칭 '영상정보공유시스템'을 구축한다. 이 시스템이 도입되면 환자가 주도적으로 의료 정보를 관리하고 공유함으로써 의료 접근성을 높이고 정보 비대칭성을 해소할 수 있을 전망이다.

보건복지부는 이번 새로운 정보공유체계의 안착이 환자들의 의료비 부담을 획기적으로 덜고 연간 약 650억 원에 달하는 불필요한 고가 장비 촬영에 따른 건강보험 재정 누수를 상당 부분 막을 수 있을 것으로 기대하고 있다. 더 나아가, 이번 조치는 정보통신기술(ICT)을 활용한 보건의료 분야 혁신의 중요한 전환점이 될 것이며, 앞으로 환자 중심의 의료 환경을 구현하기 위한 지속적인 디지털 전환 노력이 필요하다는 것이 의료계 전문가들의 공통된 의견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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