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25년 한국 여성의 피임 실천율이 19~39세 초기 성인 여성층에서 3년 만에 10%p 가까이 상승한 62.0%를 기록하며 여성 스스로의 피임 자기결정권 강화라는 고무적인 변화를 보였다.
이 같은 긍정적 흐름은 한국보건사회연구원이 2026년 7월호 '보건복지포럼'에서 발표한 보고서를 통해 상세히 확인됐다. 보고서는 2022년 대비 2025년 피임 현황의 변화를 심층 분석하며, 한국 사회의 성 건강 인식 변화와 여전히 해결해야 할 과제들을 면밀히 조명했다.
보고서에 따르면, 초기 성인 여성인 19~39세 여성의 성관계 시 피임 실천율은 2022년 52.2%에서 2025년 62.0%로 약 10%p 상승하는 괄목할 만한 성장을 보였다. 청소년 피임 실천율 또한 2025년 67.3%로 높은 수준을 기록, 젊은 세대의 피임 인식이 전반적으로 개선되고 있음을 시사했다. 그러나 생애주기별 피임 실천율은 극명한 격차를 드러냈다. 중장년 여성 65.1%, 노년 여성 94.6%는 피임을 전혀 하지 않는 것으로 나타나, 연령대가 높아질수록 피임의 필요성과 인식이 현저히 낮아지는 대조적인 모습을 보였다. 이는 특정 연령대에 집중된 피임 교육 및 정보 접근성의 한계를 보여주는 대목이다.
피임 결정 주체성에서도 긍정적인 변화가 감지됐다. 피임 결정 시 '내가 주로 결정'한다고 응답한 초기 성인 여성의 비중이 2022년 26.4%에서 2025년 34.1%로 유의미하게 증가했다. 이는 여성이 자신의 몸과 건강에 대한 자기결정권을 강화하고, 피임 선택 과정에서 더욱 주체적인 역할을 수행하고 있음을 의미한다.
그러나 이러한 긍정적 변화 이면에는 여전히 해결해야 할 과제들이 산적했다. 월경주기법 등을 제외한 현대적 피임 실천율은 전체 피임 실천율 상승에도 불구하고 여전히 37~38%대에 머물렀다. 이는 피임을 자주 실천함에도 불구하고, 과학적으로 효과성이 입증된 현대적 피임법의 활용도는 여전히 40% 미만에 불과하다는 점을 드러낸다. 피임을 단순히 임신 예방 목적으로만 인식하는 경향이 컸던 것도 효과적인 피임법 활용을 저해하는 주요 요인으로 분석된다. 특히 청소년들의 피임 도구 접근성 문제는 더욱 심각한 것으로 나타났다. 2025년 청소년 10명 중 3명 이상인 34.6%가 원하는 콘돔을 사용하지 못한 경험이 있다고 응답해, 취약 계층의 피임 권리 보장과 실질적인 도구 접근성 개선이 시급함을 여실히 보여줬다.
피임은 이제 단순히 원치 않는 임신을 예방하는 것을 넘어, 성매개 감염 예방과 전반적인 성 건강 관리라는 포괄적 의미를 지닌다. 따라서 모든 생애주기에 걸쳐 개인의 건강권과 자기결정권을 존중하는 올바른 피임 정보 제공이 절실하다. 아울러, 실질적인 피임 도구 접근성을 높이고 현대적 피임법에 대한 이해를 증진시키기 위한 맞춤형 교육 및 정책적 지원 강화가 시급히 요구된다. 한국 사회가 건강한 성문화를 조성하고 모든 시민의 성 건강권을 보장하기 위한 보다 통합적이고 진보적인 노력을 기울여야 할 때다.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