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기초연금 74.2% '밥값' 전락…노년 건강 악화 경고등

고진아 기자

공개된 국민연금연구원의 '2025년 기초연금 수급자 실태분석' 보고서가 던진 충격적인 메시지는 명확하다. 65세 이상 노인 수급자 10명 중 7명 이상이 기초연금으로 가장 먼저 '식비'를 해결하고 있다는 사실은, 이 제도가 단순한 복지 수당을 넘어 노년층의 생존을 위한 마지막 보루, 즉 '밥값'을 책임지고 있음을 극명하게 보여준다.

국민연금연구원이 지난해 7월 말부터 9월 중순까지 65세 이상 기초연금 수급자 2천명을 대상으로 조사한 결과, 수급자의 74.2%가 기초연금의 1순위 사용처로 식비를 꼽았다. 이어 주거 관련 비용(8.2%)과 보건의료비(6.0%)가 각각 2순위, 3순위를 차지하며 노년층의 지출이 생존에 필수적인 영역에 고도로 집중되고 있음을 드러냈다. 월평균 소비지출 92만1천원 중 식비는 47만8천원(51.9%)으로 절반 이상을 차지했으며, 주거 및 광열수도비(14.0%), 보건의료비(8.8%)를 합하면 생존 필수 비용이 전체 지출의 70%를 넘었다. 이는 노년층이 최소한의 건강하고 존엄한 삶을 유지하는 데조차 재정적 압박을 받고 있음을 시사한다.

기초연금은 수급자 월평균 정기 소득 126만6천원 중 33만원(26.0%)을 차지하는 중요한 소득원이다. 하지만 개인이 인식하는 월 최소 생활비 108만9천원에는 턱없이 부족하며, 적정 생활비 151만7천원과는 큰 격차를 보인다. 이러한 소득과 지출의 불균형은 수급자 24.0%가 지난 1년간 가계 적자를 경험했다는 결과로 이어졌다. 특히 80세 이상(26.5%)과 농어촌 거주자(34.3%)의 적자 비율은 더 높았다. 적자 발생 시 이들은 저축 해약(54.1%)이나 자녀/친척 도움(35.4%)으로 충당했다. 이는 재정 불안정이 적절한 영양 섭취 및 의료 서비스 접근을 저해하여 노년층 건강 관리의 걸림돌이 될 수 있음을 의미한다.

기초연금 74.2% '밥값' 전락…노년 건강 악화 경고등
[사진=연합뉴스]

기초연금 의존도가 높은 근본 원인은 대다수 노년층의 미흡한 노후 준비에 있다. 전체 수급자의 96.5%가 노후 준비가 전혀 안 되었거나 불충분했다고 응답, 우리 사회 노인들이 사실상 아무런 방비 없이 노년기에 접어든 현실을 여실히 보여준다. 노후 준비 미흡의 주된 이유는 '준비할 능력 부족'(50.4%)과 '준비 중 다른 용도로 사용'(44.6%)이었다.

기초연금이 생활에 '도움이 된다'(4.31점/5점 만점)는 긍정적 인식에도 불구하고, 수급 희망액(월 40만원이 47.7%로 가장 많음)과 올해(2026년) 노인 단독 가구 기준 실제 수급액(월 34만9천700원) 간에는 여전히 간극이 크다. 부족한 생계비 마련을 위해 수급자의 42.8%가 경제활동에 참여, 주당 25.9시간을 일하며 월평균 107만3천원의 저임금 근로소득으로 생계를 잇고 있다. 이는 기초연금만으로는 존엄하고 건강한 노년 생활 유지가 어렵다는 방증이다.

이번 국민연금연구원 보고서는 기초연금이 단순히 복지 수당을 넘어, 우리 사회 노년층의 최소한의 생계를 지탱하고 건강한 삶을 위한 필수적인 버팀목임을 재확인시켜 주었다. 하지만 '밥값' 해결에 급급한 현실은 노년층의 영양 불균형, 만성질환 관리 미흡 등 건강 악화로 이어질 수 있다는 심각한 우려를 낳는다. 의약일보는 기초연금이 단순히 빈곤 완화를 넘어, 노년층이 존엄하고 건강한 삶을 영위할 수 있도록 사회 안전망 강화에 대한 정책적 개선과 사회적 관심이 절실하다고 제언한다. 기초연금액 현실화와 더불어 고령 친화적 일자리 확대, 의료비 경감 및 의료 접근성 강화 등 다각적인 정책적 지원을 통해 기초연금이 노년층의 활력 있고 건강한 삶을 지원하는 진정한 사회 안전망으로 기능해야 할 것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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