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생성형 AI, 정신건강 진료 '양날의 검'… 과의존·망상 강화 경고

고진아 기자

국내 정신건강의학과 의사 311명을 대상으로 한 대규모 설문에서 생성형 인공지능(AI)이 환자의 치료 문턱을 낮추는 순기능과 더불어 과의존 및 진단 신뢰도 저하라는 '양날의 검'임이 명확히 드러났다.

고려대학교 안암병원 조철현 교수와 KAIST 정두영 교수팀은 2025년 10월 27일부터 12월 26일까지 국내 의사 311명을 대상으로 진행한 설문 결과를 ‘저널 오브 메디컬 인터넷 리서치(Journal of Medical Internet Research)’에 게재했다고 밝혔다. 이 연구는 정신건강 진료 현장에 빠르게 스며들고 있는 생성형 AI의 양면적인 영향을 심층적으로 분석했다.

연구 결과에 따르면, 생성형 AI는 환자의 자기 관리를 돕고 정신건강 진료에 대한 심리적 장벽을 낮추는 긍정적인 역할을 수행했다. AI를 통해 자신의 증상을 사전에 탐색하고 관리하는 환자들이 늘어나면서, 필요한 경우 전문가의 도움을 받는 것에 대한 거부감이 줄어든 것이다.

그러나 순기능에 대비되는 심각한 역기능도 확인됐다. 일부 환자들은 생성형 AI에 과도하게 의존하며 AI가 제공하는 정보에 맹신하는 경향을 보였다. 특히 우울증, 조현병 등 정신질환 환자의 경우 AI가 생성한 비전문적이고 왜곡된 정보가 망상을 강화하거나, 심지어 약물 과다복용 등 자살·자해 위험과 직접적으로 연결되는 사례들이 보고돼 의료진의 우려가 커지고 있다.

생성형 AI, 정신건강 진료 '양날의 검'… 과의존·망상 강화 경고
[사진=연합뉴스]

의료 현장에서는 환자들이 생성형 AI의 출력 내용을 의사의 진단과 비교하며 의료진에 대한 신뢰를 흔드는 현상도 나타났다. 의사들은 AI가 가진 비언어적 한계와 '관계적 깊이'의 부족을 지적했다. 인간 의사만이 제공할 수 있는 공감과 비언어적 소통, 신뢰 구축 등의 핵심적인 요소가 결여되어 있다는 것이다.

KAIST 정두영 교수는 「생성형 AI의 활용은 불가피하지만, 핵심 과제는 그 사용을 어떻게 경계 짓고 감독할 것인가」라고 강조했다. 그는 이어 「환자 안전을 위한 명확한 안전 인프라 구축, 엄격한 임상 검증, 의료진 및 환자를 위한 올바른 교육과 감독 체계 마련이 시급하다」고 덧붙였다.

생성형 AI가 정신건강 진료에 미치는 위험을 최소화하고 그 효과를 극대화하기 위해서는 신속한 임상 검증과 더불어 명확한 거버넌스 및 감독 체계 마련이 절실하다. 전문가들은 기술의 발전만큼이나 윤리적이고 신중한 접근이 필요하며, 인간 중심의 의료 가치가 훼손되지 않도록 기술 활용의 경계를 명확히 해야 한다고 제언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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