국내 탈모 진료비가 지난 10년간 1.7배 폭증한 가운데, 정부가 하반기 청년층 탈모약에 건강보험 적용을 검토하면서 재정 추계 없는 '깜깜이' 정책 추진이라는 비판에 직면했다.
국회 보건복지위원회 김미애 국민의힘 의원이 국민건강보험공단으로부터 받은 자료에 따르면, 국내 탈모 진료비는 최근 10년(2016년~지난해) 사이 268억 3천만원에서 468억 5천만원으로 74.6% 급증했다. 같은 기간 공단 부담금은 173억 8천만원에서 312억 2천만원으로 79.6% 늘었다.
이처럼 진료비와 공단 부담금의 폭발적 증가에도 불구하고, 진료 인원은 2016년 21만 2천141명에서 지난해 23만 5천216명으로 10.9% 증가하는 데 그쳤다. 특히 2022년 24만 8천955명을 기록한 이후에는 감소세임에도 불구하고, 진료비와 공단 부담금은 꾸준히 늘어나는 역설적 현상을 보였다.
정부는 오는 2026년 하반기 청년층 탈모약 건강보험 적용을 검토 중이다. 정은경 보건복지부 장관은 이달 11일 정부 출범 1주년 계기 정책간담회에서 탈모약 건보 적용과 관련해 '실무 검토'를 언급했다. 그러나 정 장관이 지난해 말 라디오 인터뷰에서도 긍정적 입장을 내비쳤음에도, 건강보험공단은 급여 대상 및 범위가 아직 정해지지 않아 재정 추계가 어렵다는 입장을 고수하고 있다.
이에 대해 김미애 의원은 「재정 추계 없는 논의는 순서가 바뀐 것」이라며 정부의 무책임한 정책 추진을 강하게 비판했다. 그는 급증하는 탈모 진료비와 공단 부담금 현실을 직시해야 한다고 강조했다.
전국보건의료산업노동조합 역시 의료개혁 시 건강보험 준비금 소진 시점이 2029년으로 2년 앞당겨진다며 건강보험 재정 지속가능성에 심각한 우려를 표했다. 김성주 한국중증질환연합회 대표는 「현재 중증·희귀질환 치료제조차 건강보험 미적용 사례가 많은 현실에서 왜 자꾸 탈모 이야기가 나오는지 모르겠다」고 지적하며, 정책 우선순위에 대한 당혹감을 감추지 못했다.
재정 추계 없는 탈모약 건강보험 적용 논의는 지속 가능한 보건의료 시스템의 근간을 흔들 수 있다는 경고음이 커지고 있다. 전문가들은 정책 결정 전 충분한 재정 분석과 광범위한 사회적 합의 과정이 필수적이라고 입을 모았다. 의료 현장과 환자 단체의 우려를 재조명하며, 정부의 보다 신중하고 책임감 있는 접근이 요구되는 시점이다.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