전자담배의 건강 위해성을 두고 흡연자와 비흡연자의 인식 차이가 극명하게 갈리는 것으로 나타났다. 다만 금연 캠페인 등 전반적인 담배 규제 정책에 대한 공감대는 집단과 관계없이 유사한 수준을 보였다.
21일 한국건강증진개발원이 발간한 '담배규제정책에 대한 국민 인식과 수용성' 보고서에 따르면, 지난해 11월 18일부터 12월 4일까지 전국 19세 이상 성인 1,200명을 대상으로 진행한 온라인 조사 결과 이 같은 사실이 확인됐다.
전자담배 위해성 인식, 흡연자-비흡연자 '동상이몽'
보고서에 따르면 전자담배를 대하는 두 집단의 온도 차는 상당했다. '전자담배 연기(에어로졸)가 건강에 해롭다'는 인식에 대해 100점 만점으로 환산한 결과, 비흡연자는 93.3점을 부여했으나 흡연자는 72.8점에 그쳤다. 두 집단 간 점수 차이는 20.6점에 달했다.
실내 사용에 대한 부정적인 인식도 비흡연자(94.4점)가 흡연자(75.4점)보다 월등히 높았다. '전자담배가 일반 담배처럼 건강에 해롭다'는 항목에서도 비흡연자는 93.2점의 높은 경각심을 드러낸 반면, 흡연자는 76.5점으로 상대적으로 낮은 점수를 기록했다. 이는 흡연자들이 전자담배를 일반 담배의 '안전한 대안'으로 인식하는 경향이 있음을 방증한다.
가격 정책은 '충돌', 청소년 보호는 '공감'
담배 규제 정책에 대한 지지도 역시 항목별로 엇갈렸다. 담배 제품 가격 인상 정책의 경우 비흡연자(82.6점)와 흡연자(52.6점) 사이의 점수 차가 30점까지 벌어지며 가장 큰 인식 차를 보였다.
그러나 '금연 광고·캠페인'이나 '청소년 담배 제품 사용 예방'과 같은 정책에는 흡연자들도 각각 72.3점, 72.5점이라는 비교적 높은 점수를 주며 비흡연자와 비슷한 수준의 공감대를 형성했다. 전문가들은 이 지점이 향후 담배 규제 정책의 방향성을 설정하는 데 중요한 단서가 될 것으로 보고 있다.
전반적인 정책 수용성 점수는 비흡연자 68.4점, 흡연자 66.3점으로 큰 차이를 보이지 않았다. 성별 분석에서는 남성(68.0점)이 여성(65.1점)보다 ‘담배 제품 광고·판촉·후원 규제’ 항목에 높은 수용도를 보였는데, 이는 실제 흡연 경험이 많은 남성층이 광고 규제의 실효성을 더 강하게 체감하기 때문으로 분석됐다.
"정확한 정보 제공으로 정책 안정화 꾀해야"
보고서는 전자담배 건강 위해성에 대한 인식 격차가 정책 이행의 걸림돌이 될 수 있다고 경고했다.
연구진은 "전자담배 위해성에 대한 인식 격차가 큰 만큼, 정확한 정보를 제공하는 정책 홍보를 강화해야 한다"며 "최근 적용된 합성니코틴 액상형 전자담배 규제가 현장에 안착하기 위해서는 정책 수용성을 지속적으로 유지하고 강화하는 사회적 노력이 필요하다"고 제언했다.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