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어린 시절 단 음료, 성인 고혈압 52% 위험…'치명적 그림자' 경고

고진아 기자

어린 시절 무심코 마셨던 달콤한 음료가 성인기 고혈압 위험을 최대 52%까지 높이는 '치명적 그림자'로 돌아올 수 있다는 충격적인 연구 결과가 발표됐다.

이날 캐나다 토론토대 테머티의대 바산티 말리크 교수팀은 미국심장협회(AHA) 학술지 서큘레이션에 약 25년간의 대규모 추적 관찰 연구 결과를 게재하며 보건·의료계에 경종을 울렸다. 연구팀은 1996년에 시작된 'GUTS I' 코호트와 2004년부터 이어진 'GUTS II' 코호트 데이터를 활용, 9세에서 16세 사이의 미국 청소년 2만5천749명을 최대 25년간 면밀히 추적해 어린 시절 식습관이 성인 건강에 미치는 장기적인 영향을 분석했다.

분석 결과는 당 함유 음료의 위험성을 명확히 드러냈다. 어린 시절 하루 2회(355mL 기준) 이상 당 함유 음료를 섭취한 청소년은 성인이 되어 고혈압에 걸릴 위험이 무려 52%나 폭증하는 것으로 나타났다. 세부적으로 살펴보면, 탄산음료는 하루 1회 추가 섭취 시 고혈압 위험을 23% 높였고, 스포츠음료는 같은 조건에서 36% 더 높은 위험과 연관성을 보였다.

더욱 우려스러운 점은 흔히 건강한 선택지로 오인되곤 하는 과일주스 역시 고혈압 위험에서 자유롭지 않다는 사실이다. 하루 1.5회(237mL 기준) 이상 과일주스를 마신 경우 성인기 고혈압 위험이 35% 높아졌으며, 특히 오렌지주스의 경우 하루 1회 추가 섭취만으로도 위험이 20% 증가하는 양상을 보였다. 이는 첨가당뿐만 아니라 과일에 함유된 천연 과당 역시 그 섭취 형태에 따라 건강에 다른 영향을 미칠 수 있음을 시사한다.

어린 시절 단 음료, 성인 고혈압 52% 위험…'치명적 그림자' 경고
[사진=연합뉴스]

말리크 교수팀은 이번 연구를 통해 단순히 총 과당 섭취량보다는 과당이 어떤 '식품 형태'로 우리 몸에 들어오는지가 고혈압 발병에 더 결정적인 영향을 미친다는 새로운 관점을 제시했다. 즉, 액체 형태의 과당은 고형 식품 형태보다 체내 흡수 및 대사 과정에 더 큰 부담을 줄 수 있다는 해석이다.

연구팀은 고혈압 예방을 위한 효과적인 대안도 제시했다. 당 함유 음료 대신 통과일을 섭취할 경우 고혈압 위험이 19~22% 감소했으며, 물이나 우유로 대체했을 때는 최대 13%의 위험 감소 효과를 기대할 수 있다고 밝혔다. 이는 어린이와 청소년의 음료 선택이 미래 건강에 미치는 중대한 영향을 보여주는 대목이다.

바산티 말리크 교수는 「최근 어린이와 청소년의 고혈압 발생률이 유의미하게 증가하는 추세」라며 「이번 연구는 이러한 공중 보건 문제를 조기에 발견하고 효과적으로 예방하는 것이 얼마나 중요한지 다시 한번 일깨워준다」고 강력히 경고했다. 또한 「어린 시절 형성된 식습관이 성인기 만성 질환으로 이어지는 장기적인 영향을 간과해서는 안 된다」고 강조했다.

이번 연구 결과는 고혈압 예방을 위한 소아청소년 식습관 가이드라인을 강화하고, 설탕 첨가 음료에 대한 규제 논의를 심화할 필요성을 제기한다. 의약일보는 학부모, 교육자, 그리고 의료진 등 모든 보건 관련 주체가 어린 시절부터 당 함유 음료 대신 통과일, 물, 우유 섭취를 적극적으로 권장하고 습관화하도록 힘써야 함을 강력히 촉구한다. 이는 미래 세대의 건강을 지키고, 장기적인 공중 보건 개선을 달성하기 위한 필수적인 노력이 될 것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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